서울버스료 거스름돈 실랑이…10원짜리 부족 승객 항의

  • 입력 1997년 5월 26일 20시 24분


서울 시내버스 요금이 4백원에서 4백30원으로 오른 첫날인 26일 시내 곳곳에서 출근길 시민과 버스운전사들 사이에 「거스름돈 실랑이」가 벌어졌다. 4백50원이나 5백원을 낸 뒤 차내에 준비된 거스름돈을 받아가지 않는 승객들이 많았고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못한 일부 버스는 인상이전 요금인 4백원을 내는 승객들을 묵인했다. 대부분 버스가 아예 10원짜리 동전바구니를 준비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2시경 종로 1가역에서 승차한 53번 도시형 버스 안에는 10원짜리 동전을 담은 바구니가 보이지 않았다. 32번 5―1번 도시형 버스도 마찬가지여서 거스름돈을 받지 못한 일부 승객들은 운전사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학원생 金旼旭(김민욱·27)씨는 『10원짜리가 없어 4백원을 내고 탔다』며 『요금인상으로 서비스가 달라지는 게 없어 이번 인상은 뭔가 찝찔하다』고 말했다. 개봉동∼성북동 노선인 30번 버스의 경우 운전사가 일일이 승객들의 요금을 확인, 직접 거스름돈을 내주는 바람에 운행시간이 지체됐다. 10원짜리 동전확보를 둘러싼 진통은 토큰판매소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부 판매소는 10원짜리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토큰을 5개(2천1백50원)나 10개(4천3백원) 단위로만 판매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요금인상에 따른 수요폭증에 대비해 버스카드 공급업체인 인텍크산업은 이날부터 카드공급량을 종전의 두 배인 하루 2만장으로 늘렸지만 카드판매소당 하루 10장을 밑도는 분량이어서 많은 승객들이 버스카드를 사지 못했다. 〈하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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