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공업의 朴承復(박승복·75)회장과 朴承宰(박승재·66)사장 형제가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박사장은 지난 29일 『이사회가 4월15일 본인을 해임하고 박회장의 아들인 朴進善(박진선·47)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절차상에 하자가 있다』며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 북부지원에 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송사를 식품산업에서 벗어나 첨단산업으로 진출하려는 박회장측의 계산과 간장 고추장으로 「끝장을 보려는」 박사장측의 경영방침이 맞서 빚어진 주도권 다툼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사장측은 신청서에서 『샘표식품 이사 9명중 2명이 이사회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해 이사회 소집절차에 하자가 있으므로 여기서 결정된 대표이사 교체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전무는 30일 이에 대해 『문제의 이사 2명은 지난 3월20일 이미 사표가 수리됐다』고 반박했다.
박씨 형제의 불편한 관계는 공식적으로 처음 노출됐지만 양측은 이전에도 경영방침을 두고 줄곧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불거져 나온 서울 도봉구 창동 공장부지에 대한 건설허가 신청문제가 한 예. 준공업지역내의 공장부지에 아파트를 짓지 못하게 한 서울시 조례개정안이 통과될 기미를 보이자 박회장측은 땅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 도봉구청에 아파트건설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여차하면 공장을 옮기고 주력을 첨단산업쪽으로 바꾸려는 구상도 작용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 박사장측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공장 이전은 가동중단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인력손실이 막대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면으로 반대했다.
〈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