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빈소 표정]조문온 귀순자들 『착잡』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성남〓홍성철·신치영 기자] 26일 새벽 이한영씨의 시신이 안치된 분당 차병원 분향소에는 빈소를 지키던 유족들과 한생명교회 金濬模(김준모)목사 등 신도들이 오전 1시반경 모두 떠나고 동서 오모씨(32)와 金成大(김성대)장로만이 남아 취재진과 함께 밤새 쓸쓸한 영안실을 지켰다. ○…이날 오전 10시50분경 남한에 있는 이씨의 유일한 혈육인 외삼촌 成日耆(성일기)씨가 들러 이씨의 영정에 분향. 성씨는 잠시 묵념을 한 뒤 말없이 눈물을 흘리다 빈소를 지키던 이씨의 동서 오씨와 머리를 숙여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영안실을 떠났다. 성씨는 이날 기관원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함께 영안실을 찾았으며 이씨의 부인 金鍾恩(김종은·29)씨 등 유가족들과는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35분경에는 귀순자들의 모임인 순의(順義)동지회 회원이라고 밝힌 남자 3명이 영안실에 도착, 국화꽃 한송이를 이씨의 영정앞에 놓고 묵념을 한 뒤 돌아갔다. 이들은 취재진이 신원을 확인하자 『우리는 아직 신분이 노출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한 뒤 서둘러 영안실을 떠났다. 이어 오후 2시35분경에도 귀순자인 趙明哲(조명철·38)씨가 이씨를 조문하기 위해 영안실을 방문. 조씨는 『이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귀순자로서 이번 사건을 접하게 돼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사망 이틀째인 26일 이씨의 빈소에는 李洪九(이홍구) 신한국당 대표 吳世應(오세응)국회부의장 徐廷和(서정화) 내무부장관 金玟河(김민하)전중앙대총장 李哲承(이철승)자유총연맹 총재 金德淳(김덕순)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이 조화를 보내 쓸쓸한 유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씨의 유족들은 영정을 당초 여권사진으로 만들려 했지만 여권을 수사당국이 보관하고 있어 이씨의 한양대 졸업앨범에 담긴 사진을 확대해 영정으로 사용. 또 이씨의 장지를 처음에는 성남 공원묘원으로 정했다가 다시 경기 광주 공원묘원으로 바꾸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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