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표·이호갑기자]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8일 대검중수부 수사진은 평소처럼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전날 구속자들에 대한 보강조사를 모두 끝내 공소장과 발표문 작성만 남겨둔 탓인지 한결 여유있는 분위기.
지난달 27일 수사착수 이후 설연휴를 포함해 거의 매일 밤을 새며 수사를 강행해온 수사진은 17일 밤에는 마지막 보강조사를 벌이는 검사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정전에 대부분 귀가.
○…崔炳國(최병국)대검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8시반경 李廷洙(이정수)수사기획관과 朴相吉(박상길)주임검사 등 수사진을 불러 30여분동안 사실상 마지막 수사회의를 주재.
최중수부장은 회의를 마치고 총장실 보고를 위해 8층으로 올라가면서 전날 洪仁吉(홍인길)의원에 대한 보강조사에서 지난 94∼95년 청와대 총무수석 재직시 대출외압을 행사한 일이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내일 발표때 보자』며 『홍의원에게 왜 그리 관심이 많으냐』고 되물어 묘한 여운.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결과 홍의원이 대출외압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홍의원의 혐의가 상당부분 확대될 것이지만 공식발표 전까지 입조심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대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가 이날 오후 3시10분경 대리인을 통해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 등 6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
이날 고소장 접수는 중수부장의 기자간담회 시간에 대리인이 이름도 밝히지 않고 대검 총무과에 접수한 뒤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대검청사를 빠져나가 대검청사 1층 로비를 지키고 있던 사진기자 몇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취재기자들은 접수장면을 놓쳐 뒤늦게 확인하느라 한때 소동이 빚어지기도.
이기획관은 현철씨에 대한 조사시기와 장소를 묻는 질문에 『고소장을 검토한 뒤 결정해 공개하겠다』고만 답변.
한편 검찰주변에서는 현철씨가 韓英愛(한영애) 薛勳(설훈)의원만을 고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金大中(김대중)총재를 제외한 鄭東泳(정동영)의원 등 6명을 무더기로 고소한 것과 관련, 『현철씨가 한보와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유력.
○…이날 오후 4시20분경 국민회의 秋美愛(추미애) 柳宣浩(유선호)의원은 權魯甲(권노갑)의원을 접견한 뒤 대검 기자실에 들러 金賢哲(김현철)씨가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의원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왜 국민회의 의원들을 다 고소하지 않느냐』고 흥분.
추의원은 『6명씩이나 무더기로 고소한 것은 이쪽에 증거가 있는지를 떠보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며 『李相洙(이상수)의원이 현철씨와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회장이 애틀랜타 올림픽에 동행했다는 것은 정부측이 넘겨준 자료가 잘못됐기 때문에 착각한 것』이라며 현철씨측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