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의원 구속적부심]검찰성토-의혹제기『국감장 방불』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신석호기자] 『재판정에서 묻겠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아들같은 검사가 고희(古稀)를 앞둔 현역의원에게 「부끄러운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등 감정적인 수사를 했다는데…』 17일 오전 서울지법 422호 법정에서 열린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에 대한 구속적부심사에 권의원의 변호인으로 나온 辛基夏(신기하)의원의 질문이 계속되자 재판장인 姜敏馨(강민형)부장판사의 표정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강판사가 신의원의 발언을 자르며 나섰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불필요한 질문은 생략하고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과 관련,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권의원에 대한 구속적부심사가 열린 이날 법정은 국정감사장이나 국회본회의장을 방불케 했다. 권의원의 변호인으로 법정에 나온 율사출신 국민회의 의원들이 불법수사와 축소은폐의혹을 강도높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권의원은 『검찰이 뭔가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고 돈을 받은 시기를 조작했다는 의심이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의원은 정총회장과의 만남을 회상하는 부분에서는 『정총회장은 나를 만나면 늘 세 아들을 자랑하고 40년간 한사람만을 모시고 정치해 온 나를 칭찬했다』며 『그런 사람이 왜 나를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검찰은 외무부문서변조사건 공판에 참석하려는 권의원을 미란다원칙도 알리지 않고 긴급체포하고 잠도 제대로 재우지 않았다』며 불법수사의혹을 제기한 李錫炯(이석형)변호사는 『불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하는 개정형사소송법의 시금석이 되도록 권의원을 석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秋美愛(추미애)의원은 『검찰은 아들과 재산을 지키려는 정총회장과의 협상을 통해 외압의 실체를 숨기려 하고 있다』며 적부심사와 무관한 발언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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