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북한청년 7,8명 한국영사부 진입 시도

  • 입력 1997년 2월 14일 07시 52분


긴박의 한국대사관
긴박의 한국대사관
○…북한측은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의 망명요청 사실이 밝혀진 12일 밤 10시경(현지시간) 황이 머물고 있는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중국 공안원들의 제지로 접촉에는 실패. 대사관 관계자는 당시 「사(使)133…」이라는 북한대사관 차량번호를 부착한 승용차 2대에 분승한 7, 8명이 북경시 조양구(朝陽區) 삼리둔(三里屯)소재 대사관 영사부에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중인 무장공안원(경찰)에 저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비슷한 시간에 한국대사관의 모참사관 등 2명이 퇴근하던 도중 역시 북한대사관 차량의 미행을 당해 북경시내를 맴돌다가 결국 영사부 건물로 들어가 잠을 잤다고 말했다. ○…전날 무장병력까지 동원, 한국대사관 영사부로 통하는 진입로를 겹겹이 막았던 중국측은 13일 오전에는 빨간줄로 쳐진 봉쇄선을 풀고 무장병력을 철수시키는 등 경비를 다소 완화. 그러나 중국측은 통상 수준의 경비병력을 주위에 배치, 여전히 취재진들의 접근을 막는 한편 외교관 차량들이 접근할 때마다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 ○…북한 외교관 차량 11대가 13일 밤 11시50분경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 주변에 갑자기 몰려와 한때 긴박감이 감돌기도. 북한 대사관 번호판을 단 이들 차량은 중국의 무장 사복경찰이 설치한 통제선 외곽에 일제히 주차했으며 경찰의 제지를 받고 10분만에 저지선 밖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저지선에서 1백여m 떨어진 곳에 계속 진을 치고 버티는 바람에 중국경찰이 도로를 폐쇄하는 등 양측이 한동안 승강이. 이들 차량중 2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14일 0시30분경 한국대사관 주변에서 모두 철수. ○…3층과 4층에 한국대사관이 있는 북경시 조양구 건국문대가(建國門大街) 국제무역빌딩의 1층 로비에는 조교(朝僑)들로 보이는 북한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사관 동정을 살펴 눈길. 이들은 마치 무슨 볼 일이 있는 것처럼 위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황비서의 신변이 어떻게 처리될 것 같으냐』고 묻는 등 「취재」에 나서기도. 이곳에서 AP통신 기자를 만난 북한대사관의 한 직원은 『평생을 조국을 위해 살아왔고 모든 것을 얻은 황비서가 망명했을 리가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황비서를 붙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 ○…한국 대사관측이 이날 영사업무를 13,14일 양일간 중단한다고 공식발표하는 바람에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영사부에 들른 조선족 교포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등 큰 불편. ○…황장엽과 그의 수행원 金德弘(김덕홍)은 12일 밤 비교적 잠을 잘 잤으며 식사도 정상적으로 잘했다고 대사관의 한 관계자가 전언. 이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이 현재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심리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한국대사관은 북한대사관측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공관원의 안전은 물론 상사주재원 유학생 및 현장에서 취재중인 한국특파원들에게도 신변안전을 당부. 鄭鍾旭(정종욱)대사는 13일 아침 『나를 포함한 공관의 모든 직원이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측은 북경에 주재하는 한국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상회와 한국유학생회에도 신변안전에 유의할 것을 정식통보. 〈북경〓황의봉특파원·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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