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유명 서점의 시코너에는 신세대 젊은이들의 시집이 넘쳐나고 있다. 주로 신세대의 감성을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한 시들이다. 시 제목도 이름있는 시인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옛 시인들이 즐겨 썼던 고향이나 자연 조국 이상 등과도 판이하게 다른 오로지 사랑으로 일관된 내용들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신세대식 사랑을 예쁜 책 포장지와 그럴듯한 장식으로 꾸며놓았다. CF의 카피같은 문구가 즐비한 이들 시집은 어찌 보면 재기발랄한 신세대의 개성을 담고 있다고 칭찬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가 된 시집에서는 감각적이고 리드미컬한 언어의 나열이 주는 신선함을 가끔 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시집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뭔가 감성의 깊이가 없다.
반드시 유명한 시인이 시를 써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검증도 없이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는 감각적이고 기교적인 시는 술집 벽의 낙서나 다름없다.
오 정 진(부산 연제구 연산9동 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