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종교/아가동산]교주 金씨 「막대한 재산」베일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7분


사이비종교단체인 「아가동산」의 교주 金己順(김기순·56)씨는 「레코드업계의 여왕」과 「사이비종교단체의 교주」라는 두개의 얼굴을 가진 여자였다. 그녀는 신도들의 노동력과 재산을 착취, 「레코드왕국」을 건설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주식회사 신나라유통을 주력업체로 해서 음반제작 음반유통 음반백화점 등에 손대 왔다. 신나라유통은 최근 확장일로에 있는 국내 음반유통업계에 돌풍을 가져온 매출액 1위의 업체. 김씨는 지난 82년 명동일대에 있던 음반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떼다가 전국의 음반가게에 배달해주는 「음반보따리장사」로 음반유통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같은 사업은 처음에는 당시 신도였던 음반도매상 이모씨(55)가 주도했다. 그러나 이씨가 2년 뒤 김씨의 사이비종교 체제에 환멸을 느껴 떠난 뒤 신나라유통은 김씨의 직할체제로 편입됐다. 「보따리 장수」로 시작했지만 신나라유통은 그 뒤 무서운 기세로 확장돼 갔다. 우선 직원에 대한 「무임금」으로 비용을 줄여 경쟁관계에 있는 음반도매상들을 제압했다. 또 신나라유통은 이같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소매상에 타사제품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하는 「가격파괴」를 주도했고 거래처사람들을 1년에 한번씩 이천의 「아가동산」농장에 초청, 음악감상회와 레크리에이션 등 행사를 베풀었으며 명절 때마다 농장에서 생산한 과일을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신나라유통의 가격파괴전략은 기존의 음반도매상과 마찰을 일으켜 지난 5월에는 음반도매상연합회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소를 당하기도 했다. 특히 90년대 들어 신나라유통의 성장속도는 가속도가 붙었고 지난해 말에는 경영난에 허덕이던 킹레코드사를 인수, 음반제작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밖에 서울 압구정동 용산전자상가 부산 부천 등 4곳에 대형레코드백화점을 열었고 대전의 하나레코드, 인천의 명반레코드 등 전국에 도매점을 여는 등 김씨의 음반사업은 확대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국세청에 공식신고된 신나라유통의 매출액은 1백30억원. 그러나 국내 음반유통업계 2위인 D사의 신고액수가 1백80억원이고 신나라유통이 국내시장의 25%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매출액은 3백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신나라유통의 경우 대표가 姜活模(강활모·52)씨로 돼 있지만 김씨가 회사의 모든 결정과정에 일일이 관여하는 등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특히 음반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상당부분 재투자, 음반제작 음반유통 음반판매 음반수입 등 사실상 「레코드왕국」건설을 꿈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김씨의 재산은 경기 이천에 있는 13만평 규모의 「아가동산 협동농장」등을 포함, 엄청난 재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비밀장부가 공개되지 않아 아직까지 정확한 재산액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가동산」계열 재산현황 ▼아가동산 협동농장(경기 이천군·13만평)△신나라유통(음반유통사) △킹레코드(음반제작사) △명반레코드(인천지역 음반도매사) △하나레코드(대전지역 음반도매사) △신나라레코드백화점(압구정동 용산전자상가 부산 부천) △아파트 두채와 단독주택 한채 △염전 2개단지(전남 신안군) △간석지(충남 당진) 〈金載昊·孔鍾植·金靜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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