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일가/서울생활 표정]아이들 『깔깔』 새삶 감동

  • 입력 1996년 12월 10일 20시 24분


북한탈출 44일만인 9일 한국땅을 밟은 金慶鎬(김경호)씨 일가족은 10일 밝은 표정으로 서울생활 이틀째를 보냈다. 이들은 이날 아침 7시경에 일어나 30분정도 산책한 뒤 아침식사를 했으며 어린이들은 단 하루만에 서울생활에 적응이라도 한듯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았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어 이들은 오전 10시경부터 합동신문소 조사관들로부터 귀순동기와 북한에서의 행적, 최근의 북한동향 등에 대한 본격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오후6시경까지 계속됐으나 이들의 피로를 감안, 중간중간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한 당국자는 『김씨 일가에 대한 조사는 다른 귀순자들보다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면 18일경 기자회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9일 김씨 일가는 남한에서의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속에 첫날밤을 보냈다. 김씨 일가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간단한 가족면회와 기자회견을 마친뒤 소형버스로 서울시내 관계기관 합동신문소로 옮겨졌다. 이들은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건강검진과 인정신문절차를 밟았다. 관계당국은 남북한의 음식차이와 김씨 일가의 식성을 고려, 이들의 저녁식사메뉴를 특별한 것으로 준비하지 않았다. 서울의 일반가정에서 흔히 먹는 된장찌개와 쇠고기국 등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음식으로 상을 차렸다. 몸이 다소 불편한 김씨는 밥을 반그릇정도 먹었으나 나머지 가족들은 한그릇씩을 거뜬히 비웠다. 건강검진은 외부상처의 확인이나 혈압측정 등 필수적인 것들만 진행했다. 김씨 일가는 모두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풍을 앓는 김씨는 물론 임신 7개월인 막내(넷째)딸 명순씨와 태아의 건강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정신문에서 이들은 환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북한내주소 등을 조사관들에게 밝혔다. 이들은 밤 10시반경 인정신문을 모두 마친 뒤 가족별로 6개의 온돌방에 나뉘어 잠자리에 들었다. 사회안전부 안전원 최영호씨는 미혼인 김씨의 차남 성철씨와 한방을 썼다. 김씨와 부인 최현실씨는 서울도착이 믿어지지 않는듯 잠을 설치다가 오후11시경 잠이 들었다. 〈文 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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