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교포 사기 피해]조선족,피해 만회하려 러시아行 러시

  • 입력 1996년 11월 30일 20시 14분


한국인에 사기당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조선족들중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가 치안상태가 불안한 러시아에서 물건을 빼앗겨 혹떼려다 혹붙이는 격이 되고 있다. 노무송출회사를 통해 한국에 가려다 1만7천원(元·한화 약 1백70만원)을 날려버린 연길 거주 李永在(이영재·34)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씨는 중국물건을 가지고 러시아에 가면 돈벌기가 쉽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어렵게 다시 빚을 내 친구 한명과 1만5천여원(元)어치의 옷가지등을 사가지고 러시아에 간 것이 지난 6월. 그러나 최근 키예프에서 손님을 가장한 강도로부터 마취총에 맞아 정신을 잃은 사이 물건을 몽땅 빼앗겼다는 것. 이씨의 부인 金貞玉(김정옥·31)씨는 『러시아에 간 남편이 몇달 고생해 중국 물건을 3만원어치까지 불려놓았다고 좋아했는데 지난달 23일 남편으로부터 물건을 강탈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기가 막혀 말도 안나온다』며 울먹였다. 조선족사회에 러시아바람이 분 것은 10여년전부터였으나 한국바람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요즘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생필품이 부족한 러시아에 중국제 일용잡화, 특히 가죽옷이 인기다. 조선족사기피해자협회측은 현재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연변일대 사기피해자 1백여명중 상당수가 중―러 국경지역 및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등지로 보따리장사를 나갔거나 노동현장에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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