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교민들,딱한 교포에 온정의 손길

  • 입력 1996년 11월 21일 20시 20분


아르헨티나 교민들이 로스앤젤레스 폭동사태로 무일푼이 돼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뒤 다시 강도를 만나 중풍과 정신병을 얻어 병상을 헤매던 일가족 4명에게 귀국비용을 마련해줘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공무원 출신인 김동일씨(60)는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다 지난 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사태 당시 창고의 물건을 모두 약탈당하고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곳에서 의류소매상을 하다 1년전 다시 강도를 만나 전재산을 잃었다. 김씨의 단한가지 희망은 귀국이었으나 김씨 가족은 돈과 함께 건강마저 해쳐 이마저 어려운 처지. 김씨는 중풍으로 쓰러져 하반신이 마비됐고 아들 2명은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심한 자폐증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인까지 세 부자의 병간호를 하다가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교민들은 교포신문을 통해 이 소식을 듣고 모금에 나섰고 김씨는 교민성금으로 그간의 입원비를 계산하고 귀국준비에 들어갔다. 20일 현재 모금액은 약 1만달러(8백30만원). 曺基成(조기성) 주(駐)아르헨티나 대사는 20일 『김씨 가족이 12월9일 귀국하게 됐다』고 밝히고 『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꽃동네로 들어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사관측은 김씨의 꽃동네 입촌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자선기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교민 여러분들의 동포애에 감사드린다』며 『조국에서 새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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