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설치는 회장선거 거부하자』…서울대 PC방 여론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6분


『대학생 여러분. 선거철입니다. 투표하지 맙시다』 서울대 각 단과대학과 총학생회 학생회장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 컴퓨터통신 여론광장 시사토론방 등에는 『투표를 거부해 선거를 무효화시키자』는 의견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활동만 일삼고 운영방식도 비민주적인 현재의 학생회는 진정으로 학생다수를 대변하고 대표하는 기구로서 역할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운동권후보들만 참가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려 학생회 구성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같은 주장을 주도적으로 펴고 있는 한 학생(ID:Rock)은 『현재의 학생회는 무조건 싫으니 투표하지 말자는 소리가 아니다.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진정한 학생회장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거부운동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재의 학생회가 문제가 있다는 점에선 공감하면서도 그 대응방식이 투표거부여서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학생(ID:calmsea)은 『투표를 거부하면 선거자체에 무관심한 학생들과 구분이 안될 우려가 있다. 투표를 하되 기권표를 던지자』며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어쨌든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또다시 「운동권」학생회가 「권력」을 잡게 된다. 조직력도 기득권도 없는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방법은 투표율을 최대로 낮추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에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논의에 대해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PC통신에 글을 띄워 『운동권 비운동권으로 우리 스스로를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선거를 통해 진지한 고민이 오고가 서로의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성세대는 물론 대학인들에게도 적지않은 충격을 던진 지난 8월의 한총련사태 이후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선거거부주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夫亨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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