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정화시설」갈대밭 존폐기로에…순천 동천하류

  • 입력 1996년 10월 20일 20시 19분


「순천〓具滋龍기자」 전남 순천시 대대동 동천(東川)하류의 갈대밭이 파괴되고 있 다. 순천시가 하천정비를 이유로 골재채취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순천시는 집중호우 로 인한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서는 준설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순천YMCA 등 이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순천시측의 주장은 골재채취허 가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며 준설업자의 무분별한 골재채취로 폐수정화능 력이 뛰어난 동천 하류 갈대밭이 파괴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순천시의 동천 하류 준설계획은 지난 9월초 순천시가 D실업에 준설허가를 내주면 서 구체화됐다. D실업은 하천바닥의 모래를 채취, 이용하는 조건으로 내년 9월까지 동천 하류의 모래와 개펄을 파내고 하천을 직선화하는 공사를 벌이게 된다. 이에따 라 동천 하류 2만5천여평의 갈대밭이 없어지게 된 것. 순천YMCA 총무 김초씨(37)는 『동천으로 흘러드는 이사천(川)상류에 지난 91년 상 사댐을 만들어 홍수조절을 할수 있게 됐는데도 동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하천을 정 비한다는 것은 납득할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金敬源연구원은 『골재채취권을 주는 조건으로 민간업 체에 하천정비사업을 맡긴 것은 일종의 특혜』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순천시청 金承植방재계장은 『순천시가 자체적으로 하천 모래를 팔아서 는 하천정비사업비를 충당할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으나 민간업체가 「타산이 있다」 고 나서 골재채취 조건으로 하천정비사업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업을 맡은 D실업측은 『현재 동천하류 갈대밭에는 비가 올때마다 떠내 려온 각종 오물이 가득차 있어 갈대를 베어내는 것이 오히려 하천수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순천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가 전혀 정화처리되지 않 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데도 순천만이 크게 오염되지 않고 있는 것은 갈대 밭의 자연정화능력 때문』이라며 『하천정비사업을 하더라도 갈대밭을 파헤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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