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한다. 미국발 보호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시장 다변화를 위한 현 정부의 ‘글로벌사우스’ 공략이 올해도 본격화되는 셈이다.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5월 이후 21년 만이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은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경제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룰라 대통령에게 방한을 초청했다. 룰라 대통령은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면서 “이 대통령이 내년에 브라질을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답한 바 있다.
정부는 남미 최대 경제국이자 브릭스(BRICS·신흥 경제국 연합체) 회원국인 브라질과의 경제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3%를 보유하고 있는 매장량 2위 국가인 만큼 핵심광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룰라 대통령도 지난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정상회의 당시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룰라 대통령과 두 차례 회동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참석한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룰라 대통령과 만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정치적 핍박을 이겨내고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양 정상의 공통점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 시절 공장 프레스기에 눌려 팔을 다친 일화를 소개했고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선반공 생활을 하다 정계에 진출한 룰라 대통령은 “몇 살 때 일이냐”면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양국 모두 미국발 관세 압박 아래 놓여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 탄압을 벌인다는 이유로 지난해 브라질에 관세 폭탄을 매겼다. 대미 강경파인 룰라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50% 관세율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해외 정상의 국빈 방문은 미국, 중국, 베트남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룰라 대통령이 가장 최근 방한한 건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됐던 2010년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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