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부지-송전망 주변 주민 설득도 난제… 정부 “공개토론 거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7일 04시 30분


[李정부, 신규 원전 짓는다]
영덕-울진-삼척 등 후보지 거론
정부 “주민 반발땐 억지로 못해”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신규 원전 건설을 둘러싼 갈등,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요지로 끌어올 송전선로, 변전소 등 핵심 인프라 건설을 두고 발생할 지역 주민 반발 등은 풀어야 할 문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규 원전 준공이 늦어질 수 있고, 설사 원전이 지어지더라도 전기를 공급할 수 없게 돼 정부가 계획한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원전 건설 지역 주민 반발이 변수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2037년과 2038년에 대형 신규 원전을 각각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원전 건설에 평균 13년 11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용지 공모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과 주민들이 원전을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향후 일정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주민 반발이 큰 지역에는 원전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과거에 비해 원전에 대한 지역 공감대가 높아졌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센데 억지로 할 수 있겠나. 지역 주민 여론을 종합해서 (신규 부지 선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는 경북 영덕군과 울진군, 강원 삼척시, 부산 기장군 등이 거론된다. 영덕군은 과거 천지 1, 2호기 건설이 추진되다 2017년 백지화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영덕군 주민 정모 씨(29)는 “경북 일대 산불 사태로 지역 경기가 크게 어려워지면서 최근 찬성 여론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인지 원전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이 주위에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 등 경북 지역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은 원전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며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송전탑·변전소 주변 주민 설득도 문제

원전이 들어설 곳을 정해도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지로 보내는 데 필요한 인프라 건설은 또 다른 난관이다. 최근 들어 송전탑, 변전소 등이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주민 반대가 거세다.

한국전력은 수도권 전력망 확충을 위해 경북 울진군에서 동서울 변전소까지 잇는 총길이 280km의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HVDC)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변전소 증설 등을 두고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 하남시 동서울 변전소의 시설을 증설하고 기존 전력 설비들을 신축 건물 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한전이 충분히 소통에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송전탑이나 변전소가 설립되지 못하면 신규 원전을 다 지어 놓고도 가동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인프라 설치가 늦어지면 어렵게 준공된 신규 원전들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며 “전력 공급 계획을 믿고 사업을 진행한 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결과적으로 국가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대규모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안전성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당 지역에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지역 주민들이 느낄 불안감 이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햇빛소득마을’ 정책 등을 통해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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