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8·19차 인재영입식에서 유동철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5일 컷오프 진상 공개와 완전 경선 기회 보장을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후보 면접’이라는 절차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부당한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면접은 자질·정책·비전 검증의 자리가 아니었다. 사실무근의 괴소문과 악의적 억측에 근거한 인신공격성 질문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어 “면접을 주도한 문정복 조직사무부총장(조강특위 부위원장)은 근거 없는 소문을 사실처럼 몰아붙이며 ‘(제가) 선의의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말로 불이익을 예고했다”며 “그 소문이라는 것은 특정 인물이 제 당선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고, 그 소문을 부산시민 모두가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당하기에 그지없었다.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이야기였다.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답했다”며 “이튿날인 27일 저는 당으로부터 컷오프됐다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지인들로부터 컷오프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당원투표 전날인 30일이 돼서야 조승래 사무총장의 대면 사과와 정청래 대표의 유선상의 유감 표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정 대표는 그날 컷오프된 제 심정을 이해한다며, 당대표특보를 맡아달라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정 대표를 향해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결자해지하라”며 “불공정하게 진행된 면접의 진상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와 의도를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문 조직부총장의 당직 사퇴와 사과도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거짓으로 소문을 만들어 중앙당에 제보하고, 면접심사 등 선거절차의 공정성과 저의 인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해 엄중히 그 책임을 물으라”며 “이 사태의 책임자인 문 부위원장을 사퇴시키라. 문 부위원장은 공식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컷오프 없는 완전 경선’의 보장도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제2, 제3의 유동철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당원들에게 한 ‘컷오프 없는 완전 경선’ 이행 계획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히라”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달 25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관련 “컷오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경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응답 시간에 당대표특보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당직은 제가 보기엔 이 사건과 무관한 사건이라 판단해서 거절했다”며 “정 대표는 억울한 심정을 잘 아시는 것 같다. 다만 시스템이기 때문에 본인도 난감한 상황인 것 같다. 당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하시더라”고 답했다.
유 위원장은 향후 “당원들과 이런 문제가 없게 당원주권 운동을 하고 컷오프 감시단 등을 결성해 지선에서 앞으로 억울한 컷오프가 없도록 세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라는 시각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엔 “지금 주위에 친명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저는 그런 추측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만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2월 14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8·19차 인재영입식에서 유동철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친명계 조직 ‘더민주혁신회의’의 공동상임대표인 유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험지인 수영구에 출마해 낙선한 뒤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친명계에서는 유 위원장의 이번 컷오프가 ‘친명 지우기’라고 반발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재명의 영입 인재이자 기본사회 설계자인 유 위원장은 컷오프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지난 3년간 이재명이 만들어온 당원주권 정당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공개 성명을 냈다. 이에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정 대표는 해당 컷오프 논란을 봉합하고자 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임시 당원대회 연설에서 “유 위원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당대표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 천안 캠퍼스에서 열린 충남도당 임시 당원대회에선 “경선에 불복하고 후보자 승리를 위해 돕지 않는 당원이나 후보는 우리 당원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유 위원장의 항의에 “조직강화특별위가 원칙·규정에 의해 엄밀하게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은 당원주권시대를 맞이해 철저하게 모든 권한을 당원들에게 돌려드리고 있다”며 “이번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역시 그런 기조에서 치러졌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선거 결과에 대해 분명하게 자기 입장을 억울하다고 얘기하는 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꼭 사실에 부합한 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당내에서 친명 지우기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엔 “당내에 친명, 비명(비이재명), 반명(반이재명) 등으로 언급되는 별도의 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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