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가평전투 활약 캐나다 참전용사…본인 뜻 따라 한국 땅서 영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0일 19시 22분


사진=주한 캐나다대사관 제공
사진=주한 캐나다대사관 제공
6·25전쟁 가평전투 등에서 활약했던 캐나다 참전용사가 본인 뜻에 따라 한국 땅에 잠들게 됐다.

국가보훈부는 캐나다 참전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 씨의 유해 봉환식이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거행된다고 20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과 타마라 모휘니 주한캐나다대사, 유족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고인은 20세이던 1950년 8월 캐나다 경보병연대 제2대대 소속 이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1952년 3월까지 가평전투 등에서 공산군과 싸웠다.

가평 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영연방군 제27여단 2000여명이 5배가 넘는 규모의 중공군과 격전을 치러 승리한 전투로, 국군과 유엔군이 새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가평전투 직후 다친 동료를 부축하면서 이동하는 생전 고인의 빛바랜 사진은 6·25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진은 영국 제국전쟁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고인은 원전 냉각탑 특수용접 기술자로 1970년대에 한국에 다시 와서 고리원전 1호기 건설 등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의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2024년 4월 국가보훈부 초청을 받고 방한해 주한 영국대사관이 주관한 영연방 가평 전투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던 크라이슬러 씨는 그 해 11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한국으로 봉환된 고인의 유해는 22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아내 경자 크라이슬러 씨(70)는 “남편은 50년대엔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70년대엔 한국으로 파견 와 나와 결혼을 했으며 하나뿐인 아들과 손자가 한국에 살고 있다”며 “남편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 땅에 안장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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