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국정협의회에 앞서서도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고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제외한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는 추경 편성과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적정 추경 규모를 15조 원으로 제시하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중심으로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35조 원 규모 추경을 제안하며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보편적 지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2~43% 이상 높여선 안 된다는 국민의힘 주장과 44~45%가 적절하단 민주당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인구 구조에 따라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여부도 여야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즉시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추후 구조개혁 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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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다가올 수록 민생은 ‘뒷전’ 우려여야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여야정 국정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불임명을 이유로 불참해 무산된 뒤 현재까지 재개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주말 이틀 간 양당 모두 추가 회의 계획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정협의회 재개 여부를 놓고도 여야는 서로를 탓하며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국정협의회에 불참한 민주당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은 서민, 자영업자보다 마 재판관 임명이 더 먼저라는 것”이라며 “민생 회복보다 (헌법재판소 내) 우리법연구회 4인 체제 달성을 우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안마다 ‘발목잡기’를 하고 있는 만큼 국정협의회가 재개되더라도 제대로 된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국정협의회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국민의힘도 할 게 없고 우리도 할 게 없다”며 “양당 정책위원회가 만나고는 있지만 할 이야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르면 3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올수록 민생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을 하면 곧장 60일 간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여야 모두 ‘선거 모드’로 전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 심판 선고 전이 그나마 여야가 시급한 민생 현안에 대해선 서로 한 발씩 양보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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