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마은혁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3 서울=뉴시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추천한 마 후보자가 임명돼야 헌법재판관 9인 체제가 완성되지만 자칫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인 13일 민주당 의원들은 헌재에 “신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큰 변수가 없다면 다음 주 안에 모든 변론절차가 마무리되고, 늦어도 3월 초엔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헌재가 신속한 파면으로 대한민국 정상화를 앞당기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은 “간곡히 바라건대 오늘 탄핵 재판의 변론을 종결하거나 적어도 다음 주 초 종결을 희망한다”며 “신속한 파면 결정만이 대한민국을 안정시키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 드린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의 임명 여부도 향후 탄핵심판 선고 시기를 결정할 변수로 보고 있다. 헌재가 마 후보자 미임명 관련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간의 권한쟁의 사건에서 ‘마 후보자 미임명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해 헌법재판관 9인 체제가 완료될 수 있다. 다만 마 후보자가 탄핵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합류할 경우 새로 온 재판관이 기록 등을 확인하는 변론 갱신 절차가 필요해 시일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민주당 국회 탄핵소추단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재판관 9명이 참여해서 정당성을 가져가는게 좋겠지만 탄핵심판 변론이 다 종결된 이후라면 굳이 참여를 안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도 전날 “8명으로 탄핵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제 바람일까, 소추인 측 바람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마 후보자가 뒤늦게 재판에 참여해도, 참여하지 않아도 윤 대통령 측에 ‘헌재 불복’ 논리를 펼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안 그래도 여권이 헌재를 부정하고 있는데, 심리가 사실상 끝난 상태에서 재판관이 추가되면 ‘진행과정에 참여 안하고 모르는 사람이 한두 번 봐놓고 판결에 참여하는 게 맞느냐’며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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