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윤관석 의원 이번 주 기소할 듯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0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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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에 직접 돈봉투 전달한 혐의
한 차례 연장으로 23일 구속기간 만료
검찰, 수수 의원 순차적으로 조사 방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검찰이 이번 주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자금을 전달받은 수수자들은 이번 기소에서 제외하고 돈 봉투를 직접 살포한 혐의를 중심으로 윤 의원을 먼저 재판에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번 주 초 윤 의원을 구속기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윤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당대표 당선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을 요구하고 현역 의원 19명에게 6000만원을 살포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5월 윤 의원과 이성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국회 표결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이달 초 국회 비회기 기간에 영장을 재청구해 윤 의원에 대한 영장만 발부됐다.

이번 사건으로 현역 의원이 구속된 것은 처음으로, 윤 의원이 기소된다면 첫 피고인 신분 국회의원이 된다.

윤 의원을 수시로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해 온 검찰은 오는 23일까지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통상 구속기간 만료 직전 기소가 이뤄지는 만큼 이번 주 초 구속기소가 유력한 상황이다.

윤 의원은 현역 의원에게 300만원씩 든 돈 봉투 20개를 직접 전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윤 의원에게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현역 의원 19명 중 일부 실명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혐의를 부인해 온 윤 의원이 검찰 조사에 협조해 수수자들이 누군지 진술했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검찰은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한 이후 네 달째 수수자 특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송 전 대표의 일정 관리를 담당했던 과거 인턴비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수수자 특정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냔 지적에 수사팀 관계자는 “과거 사실을 복원하고 입증하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의혹의 정점인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수사가 길어지면서 검찰이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이 송영길 경선캠프의 전반적인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송 전 대표 측은 ‘별건의 별건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에 두 차례 자진 출석하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검찰은 ‘조사는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면밀한 보강 수사 후 적정한 시점에 수수자들에 대한 수사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경선캠프의 불법자금 수사가 사건의 핵심인 만큼 별건 수사가 아닌 본건 수사”라고 밝혔다.

검찰은 윤 의원을 재판에 넘긴 뒤 돈 봉투 수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300만원을 받은 수수자 중 한 명인 이성만 의원부터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법조계에선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처럼 추가적인 수수자 기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2년 수사 당시 검찰은 스스로 돈 봉투를 돌려보냈다고 밝힌 고 전 의원 외에 수수자들을 한 명도 기소하지 못했다.

돈 봉투 전달 관련 명확한 물증 확보와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에 따라 검찰 수사의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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