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가 무조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바람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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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4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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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연두 업무보고(국토교통부, 환경부)를 주재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연두 업무보고(국토교통부, 환경부)를 주재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무제한 수매라고 하는 양곡관리법은 결국 우리 농업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의 2023년 연두 업무보고에서 “생산되는 쌀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되는지에 관계없이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주는 식의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시장 기능에 따른 자율적 수급 조절이 이뤄지고, 가격 안정과 농민에게 생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주기 위해서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수확기에 초과생산량이 예상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쌀값이 평년 대비 5% 이상 하락한 경우 초과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와 여당은 쌀 공급과잉 심화와 쌀값 하락 등을 이유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적극 요청하겠다고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양곡관리법을 언급하며 과도한 정부 개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힌 만큼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농식품부와 해수부 업무보고에서도 ‘수출’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도래할 여러 경제 위기를 수출로 그리고 기술 혁신으로 돌파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렸다”며 “농림축산과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산업 고도화와 혁신을 통해 수출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농식품부와 해수부도 산업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먹거리에 관한 사업을 다루는 부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농축산 산업과 해양수산 산업의 효율성을 올리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뿐 아니라 농수산과 해양을 담당하는 부처에서도 산업이 더 디지털화하고 첨단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야만 우리 청년들이 진입하지 않았던 농업과 수산 분야에서도 청년들이 혁신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해수부에 “수출과 관련해서는 물류가 매우 중요하다”며 “스마트 항만과 물류 시스템의 디지털화·고도화를 강력하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과 아울러 농어민이 사는 농어촌이 정말 살만한 마을과 고장이 될 수 있도록 농어촌을 재구조화해 관광과 먹거리, 각종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제2차, 3차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농수산물은 현지에서 생산한 농업인과 도시의 소비자들 사이에 유통 구조가 합리화돼 모두가 이익을 보는 합리적 유통 구조를 꾸준히 설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 달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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