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돌연 사직한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변호를 맡을 만큼 윤 대통령 부부의 신뢰를 받아왔다.
조 기조실장은 검사 재직 당시 상당 기간을 윤 대통령과 부침을 함께했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경성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검사 시절 윤 대통령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최태원 SK그룹 회장 수사 등 굵직한 특수수사를 하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 검찰 수뇌부에선 조 기조실장의 수사 스타일을 가리켜 ‘적을 끝까지 잔인하게 학살한다’는 의미로 ‘훈족’이라 불렀다고 한다.
조 기조실장은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대검 수사지원과장·수사지휘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거쳤다.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직후 조 기조실장은 부산지검 제2차장에서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그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당시 검찰총장인 윤 대통령 간 갈등이 격화됐다. 결국 이듬해 조 기조실장은 ‘윤석열 라인’ 검사로 찍혀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고 반년 후 검찰을 떠났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6월 “법무부와 대검에서 인사기획, 국제형사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고, 대외조정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며 조 기조실장을 국정원 기조실장에 임명했다. 기조실장은 국정원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국정원의 사실상 2인자 자리다. 조 기조실장은 김규현 국정원장보다도 실세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결국 임명 4개월 만에 직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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