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28 전대 출마 소식에 당내 비판·견제 잇따라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4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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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 견제를 비롯한 비판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다. 빠른 시간 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에 먼저 반응한 것은 이 의원에 앞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동료 의원들이었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의 시간’이 ‘민생의 시간’을, ‘당 혁신의 시간’을 뒤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국민께 민주당이 희망의 이름으로 남기 위해 당 혁신이 절실하다. 당을 위해 헌신할 새 얼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선 후보로 나섰다 패한 이 의원이 다시 당 대표를 맡기 보다는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제가 출마 선언도, 당 혁신 방안도 최초로 발표한 이유는, 그만큼 ‘준비’돼 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하기 떄문이다. 연이은 패배의 상징이 아니라, 젊고 혁신하는 리더십이 대안”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부정할 수 없는 친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약속드린다. 뛰어넘겠다”며 “계파 줄 세우기가 아닌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친문도, 친명도, 586도 모두 초월하겠다”고 말했다.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로 당권에 도전한 김민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의원의 출마와 관련해 “결국 지금 대안을 찾는 과정 아니겠나. 지금 민주당의 과제는 대선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국정전반을 리드하면서 당을 안정시키고 당의 다양한 역량을 전체로써 움직이게 하는, 숙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현재 깊어지고 있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대선 후 한참이 지났는데 대선백서 작업 착수도 못하고 있다. 굉장히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비대위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가 평가와 성찰인데 이를 근본적이고 충분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전당대회 규칙안 논의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그러냐, 문제제기 목소리가 있는데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에서 답변이라든가 평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토론으로 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결과에 대해 진심으로부터의 동의나 도덕적 권위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당선으로) 결과가 난다고 하더라도 마음으로부터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정말 어려울 때 당을 하나로 끌어갈 수 있는 단단한 화합의 힘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탰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현 민주당 상황에 대해 “배 위의 구멍은 그대로인데 1등석 주인만 바뀐 격”이라고 표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에 대해 “선거 패배 이후 국회의원, 당직자 전부가 반성과 쇄신이 있어야하고 민주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었는데, 전당대회 규칙안을 갖고 옥신각신하다가 그런 얘기가 지금은 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여당이 정말 지리멸렬하고 있고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도 막 떨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쇄신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좀 한가한 얘기, 비슷하게 돼 버렸다. 그 부분이 저는 상당히 안타깝고 이러다가 또 그냥 흘러가면 당의 얼굴만 바뀌는 거다. 잘못된 민주당은 그대로, 하나도 바뀐 것 없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뜻 있는 의원들 30명 정도가 전당대회하고는 상관 없이 매주 한 번씩 의원들끼리만 모여서 공개 토론회를 한 10번 정도 계속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가 당권을 잡음으로 인해 사법리스크를 피하려는 일종의 방탄용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러한 견해에 반박했다.

이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를 통해 “이 의원이 그렇게 비겁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당 대표 후보들도 나름대로 역량이 있지만 당원과 국민 여론이 ‘이재명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지 않냐’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당 안팎 상황이 이 의원을 제외하고서는 어떤 분도 당을 통합하고 독선·독주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의원이 결국 나서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본인도 그렇게 결심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한 장경태 의원은 “우리당 후보에 대한 많은 공격이 있을 수 있지만, 검찰 수사를 전당대회에 이용하는 건 궁색한 일”이라며 “이미 지난 국감과 대선에서 사실도 아닌 의혹만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정치공세와 무리수는 흘러 넘쳤다”며 “이로 인해 민생과 경제가 뒷전으로 밀렸던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가치와 소신으로 비전경쟁이 되길 바란다”며 “혁신안에 대한 입장과 우리당의 혁신 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강한 야당, 민생 야당으로 가야 하는 혁신 전대를 만들어 가자”고 전했다.

이에 비해 이 의원에 대한 견제보다는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민석 의원은 “갈치는 갈치를 먹는다”며 “동료를 고역하는 내부총질로 생존하고자 하는 갈치정치는 박쥐정치만큼 배격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검찰공화국과 비선라인에 대해선 소극적이면서 죽기살기로 이재명 때리기에 골몰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97그룹은 각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 “더 이상 내부를 교란하는 소모적인 갈치정치를 자제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며 “국민과 당원은 이재명 때리기가 아니라 혁신과 민생 살리기 전대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에 나선 97그룹은 갈치정치를 멈추고 계파정치 청산에 앞장서길 바란다”며 “97그룹의 총구는 이재명 의원 대신 윤석열 정권으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떠드는 갈치정치가 아닌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을 온몸으로 막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보여주길 바란다. 막지 못한다면 직을 던지겠다는 결기에 찬 약속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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