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떠나니 아쉬워” “상권 활성화 기대”… 막 내리는 청와대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9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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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 개방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시민들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국민 개방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시민들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이 종종 찾았던 집으로 입소문도 나고, 청와대 직원들도 자주 방문했는데 앞으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섭섭합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국장집 ‘향나무 세그루’ 사장 임모 씨(63)는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가끔 찾았다는 식당이다. 임 씨는 “대통령이 2020년 총선 투표 후 찾아와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이 재현되긴 어렵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청와대 시대’의 마지막 날인 9일 인근 주민들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삼청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이새순 씨(76)는 “동네가 청와대 바로 옆이라 치안도 좋고 깨끗했다”면서 “대통령이 근처에서 사니 (자부심에) 이사도 안 가고 오래 살았는데, 갑자기 떠난다니 아쉬움이 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옥 씨(66)는 “대통령 사는 동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서운하다. 언젠가 (다른) 대통령이 다시 (청와대로) 오게 될지 모르겠다”며 집무실 이전을 아쉬워했다.

반면 집무실 이전으로 인근 집회·시위가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주민 최모 씨(68)는 “주말이면 늘 시끄럽고 길이 막혔다”면서 “시위하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따라 옮겨 갈 테니, 조용한 주말을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삼청동 ‘북촌진곰탕’ 사장 장민자 씨(81)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는 건 서운하지만 청와대를 개방하면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 장사도 더 잘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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