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마 놓고 측근들도 찬반 갈려… “지역이 원한다” vs “명분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5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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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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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혼선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이 전 지사의 측근 그룹에서도 인천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5일 KBS라디오에서 이 전 지사의 출마와 관련해 “갑자기 2, 3일 사이에 여론이 확 일면서 이 전 지사가 전면에 나서서 선거를 살려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어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전 지사의 핵심 의원 그룹인 ‘7인회’ 소속이다. 측근 의원들도 이 전 지사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

이 전 지사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요구하는 주장은 “당과 지역이 원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전날(4일) 인천 지역 출마자들이 이 전 지사 출마를 요구한데 이어 민주당 소속 인천 지역 의원 4명은 “처절하고 간절하게 이 전 지사의 계양을 공천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지사의 또 다른 측근 그룹인 이른바 ‘경기도팀’에서는 출마에 부정적인 기류다.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등이 주축이 된 ‘경기도팀’은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일할 때부터 곁을 지켜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도팀’ 인사들은 이 전 지사의 정치적인 미래를 고려할 때 굳이 이번 보궐선거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태도”라며 “출마 명분 등에 대한 고심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장을 지냈던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고, 성남과 경기를 주무대로 활동했던 이 전 지사가 송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반대론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차라리 이 전 지사가 경기 분당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분당갑 출마를 준비 중인 김병관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전 지사의 분당갑 출마가 대의에 맞고, 당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자리를 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분당갑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에게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 있다.

공천 결정권을 쥔 민주당 지도부는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인천 계양을 등의 공천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이 열리고, 13일이 이번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점을 고려하면 주말 동안 당 지도부와 이 전 지사가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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