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경찰이 권력 잘 따라”…박영선 “경찰 비하, 검찰개혁에 찬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2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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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늘 의원총회 열고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당론 결정
박홍근 원내대표 “검찰 선진화 위해 결론 내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왼쪽)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News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왼쪽)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News1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사법고시 합격해서 변호사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검찰에 비해서 경찰은 훨씬 권력을 잘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경찰 비하발언 아닌지요. 사법고시 선민의식?”이라는 글을 올리며 송 전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자신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18대 국회 시절을 언급하며 “2011년으로 기억한다. ‘경찰은 검찰의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법조문에서 ‘명령’과 ‘복종’ 두 단어를 시대착오적 조문이라 들어내고 경찰에게 수사개시권을 부여하는 법을 법사위 간사로서 정말 어렵게 통과시키며 검경수사권 분리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찌 이런 부적절한 발언으로 검찰개혁에 자꾸 찬물을 끼얹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 전 장관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앞서 송 전 대표는 11일 YTN 방송에 출연해 “경찰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 임명할 것이다. 훨씬 더 (정권에서) 통제가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이) 되자마자 벌써 이재명 후보(상임고문) 부인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 문제로 경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며 “이런 경찰을 놔두고 무슨 우리가 문재인, 이재명 수사를 막기 위해서 수사권을 분리한다고 하느냐. 더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건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조직이 갖고 있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분리해서 견제 균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문재인 정권의 실세들에 대한 수사 방해 의도와 대선 패배 결과에 대한 불복”이라고 비판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되나 결과적으로 경찰을 비하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12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추진에 대한 당론을 결정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권력의 눈치를 보고 권력의 편에 서서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경시해왔던 권력기관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검찰 선진화를 위해 결론을 내야 한다. 민주당은 오늘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당원, 지지자의 총의를 빠짐없이 모아 결론을 내고 국민만 바라보고 중단 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사실상 선전포고에 나선 것이다.

그는 “(검수완박에 대한) 검찰의 잇따른 집단행동은 정의롭지 않다. 작금의 검찰의 행태는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나’라는 시를 떠오르게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검찰은 집단행동이 아니라 검찰 선진화에 대한 시대적 목소리가 왜 높아졌는지 자성하는 것이 순서”라며 “검찰개혁의 목표는 단순한 수사권 조정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권력기관 개혁을 통한 선진화”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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