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어령 전 장관 빈소 조문…“영면 기원”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2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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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암투병 끝에 8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 교수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58분부터 7시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에게 “삼가 위로의 말씀 드린다.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면서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라고 위로를 전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고인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빈소를 지키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고인의 장례를 ‘문화체육관광부장(葬)’ 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이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한 것은 지난 1월9일 故 이한열 열사 모친인 배은심 여사 별세 후 48일만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제천 화재(17년 12월22일)·밀양 화재 참사(18년 1월27일) ▲평택 물류창고 화재 순직 소방관(22년 1월8일)·독도 소방헬기 추락 합동 영결식(19년 12월10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故 김복동 할머니·19년 1월29일) ▲평택항 산재 사고(21년 5월13일·故 이선호) 등 역사·민주·안전 분야 관계자들의 빈소를 직접 조문했었다.

이 밖에도 ▲종교계 인사(조계종 총무원장 월주 대종사·21년 7월23일, 정진석 추기경·21년 4월29일) ▲민주화·정치인 인사(故 백기완 선생·21년 2월17일) 등 주요 인사들의 빈소를 찾아 망자에게 직접 애도를 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페이스북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어령 선생님의 죽음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한다”며 “오늘 하늘도 큰 스승의 부재를 매우 아쉬워하는 듯하다.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과 제자들, 선생님을 추억하는 국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발굴자이고, 전통을 현실과 접목해 새롭게 피워낸 선구자였다”며 “어린이들의 놀이였던 굴렁쇠는 선생님에 의해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의 여백과 정중동의 문화를 알렸다”고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이어 “우리 곁의 흔한 물건이었던 보자기는 모든 것을 감싸고 융합하는 전통문화의 아이콘으로 재발견 됐다”며 “우리가 우리 문화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 데는 선생님의 공이 컸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것이 선생님의 큰 공로를 기리는 일이 됐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며 “그것은 모양은 달라도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선생님, 고맙습니다.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애도했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고인은 암 투병 끝에 이날 89세 일기로 별세했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기성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문학이 저항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역설함으로써 ‘저항의 문학’을 기치로 한 전후 세대의 이론적 기수가 됐다.

이후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국립국어원을 세워 언어 순화의 기준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문학평론)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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