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올라온 ‘윤석열·안철수 단일화’…2월 27일·3월 3일 ‘마지노선’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7일 1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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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여야 4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여야 4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월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설 연휴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단일화 요구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일화 목소리는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나왔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6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 때가 됐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단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국민의힘 선대본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내에서 분출하는 단일화 요구 목소리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설 연휴와 여야 4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 이후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0%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번 대선에 투표할 후보’로 이 후보가 37.0%, 윤 후보가 41.7%를 각각 얻었다. 이어 안 후보는 10.1%,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5%로 나타났다.

일단 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는 6일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제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다만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화 협상 여지를 담겨둔 발언으로 향후 물밑 협상을 통해 단일화가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권 본부장도 7일 윤 후보와 보조를 맞추며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이날 선거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단일화와 관련해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권 본부장은 “(단일화) 배제할 생각이 없고, 방식에 있어서 떠들고 하는 것은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후보가 핵심적으로 관여해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리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도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권교체를 희망했던 유권자들로부터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도 6일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정치는 생물이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중요하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7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은) 이념과 진영에 갇히지 않고 과학과 실용의 시대를 열고자 했다. 저 안철수가 생각하고 가는 길과 같다”며 “국민의 상식을 마비시키고 공정을 훼손하고 반칙과 특권에 눈 감는 부도덕한 진영정치를 제가 반드시 이겨내겠다. 당선되면 정파는 달라도 능력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민통합 내각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야권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후보 등록이 다가오면서 본격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 본부장은 단일화 협상 마지노선 시기와 관련해 “투표일 시작할 때라는 분도 있고, 투표용지 인쇄라는 분도 있고, 사전투표 전까지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분도 있다”며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후보 등록기간인 13~14일을 1차 마지노선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두 후보가 후보로 등록하면 투표용지에는 ‘기본 2번 국민의힘 윤석열’ ‘기호 4번 국민의당 안철수’가 모두 인쇄되기 때문에 후보등록 전에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일화 협상이 완료되기 어렵기 때문에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인 27일이 2차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투표용지 인쇄일 전에 후보가 사퇴하면 기표란에는 붉은색으로 ‘사퇴’가 표시된다.

또한 마지막 데드라인으로 사전 투표가 진행되는 3월 4일 이전이나 본 투표일인 3월 9일 전날이 거론된다. 하지만 투표용지 인쇄일을 넘길 경우 투표지에는 사퇴가 표시 되지 않고, 투표소에 사퇴를 알리는 게시문이 붙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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