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무 거부’ 시험대 선 윤석열…‘관망’ 대신 가능한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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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일 15시 28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 30일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린 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으로 떠났다. 2021.12.1/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 30일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린 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으로 떠났다. 2021.12.1/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외부와의 소통을 끊었지만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당무 복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명분이 필요하다는 분석인데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55분쯤 페이스북에 돌연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한 이 대표는 전날(11월30일) 부산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을 만났다. 이 특보는 이 대표와 만남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나 일각에서 추측하는 대표직 사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충청권 민생투어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충남 아산시 폴리텍대학 러닝팩토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충청권 민생투어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충남 아산시 폴리텍대학 러닝팩토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1일 윤 후보 측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왔다.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의 신임을 받아 공당의 대표가 되신 분이 그런 결정(상임선대위원장 사퇴)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대표는 선대위에서 당연직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권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왜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들어 봐야 할 거 같다”며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유를 모르겠다”는 윤 후보측의 반응은, 다시 말하면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이나 일방적 일정 통보 등 이 대표가 문제삼고 있는 지점들이 ‘문제될 게 없는 사안들’이라는 의미다.

양측이 접점을 찾을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리더십 충돌 사태가 길어질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윤 후보가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가장 확실한 해법은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윤 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 이미 선임된 선대위 인사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반대한 이수정 교수 영입을 강행하는 등 선대위 구성에 있어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관철해 나가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문제에 대한 윤 후보의 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 실패를 인정하고 김병준 상임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공식적인 의사 표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은 여의도 중앙당사 총괄선대위원장 사무실을 비워두는 등 계속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인데, 오히려 이런 부분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준석 측 제공) ©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준석 측 제공) © 뉴스1
이 대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능력치’와는 별개로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당장은 주도권을 갖고 선거대책위원회를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교통정리’가 확실하게 이뤄지면 대표 ‘패싱’ 논란도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보다는 홍보·미디어본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후보가) 대표랑 상의 안 한다고 문제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애초에 패싱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는데, 교통정리가 확실해지면 ‘김병준-윤석열’ 합의안에 비토할 명분도 사라지게 된다.

윤 후보 측에서 보다 세심한 선대위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당대표에 대한 적절한 예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윤 후보가 직접 행동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어서 갈등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야기는 이 대표를 만나서 들어 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 (이 대표가) 생각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연락을 취해보겠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대선은 후보가 중심이 되는 것이 맞지만 윤 후보도 당대표에 대한 배려를,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발씩 양보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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