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외부와의 소통을 끊었지만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당무 복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명분이 필요하다는 분석인데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55분쯤 페이스북에 돌연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한 이 대표는 전날(11월30일) 부산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을 만났다. 이 특보는 이 대표와 만남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나 일각에서 추측하는 대표직 사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윤 후보 측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왔다.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의 신임을 받아 공당의 대표가 되신 분이 그런 결정(상임선대위원장 사퇴)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대표는 선대위에서 당연직으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권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이 대표가 왜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들어 봐야 할 거 같다”며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유를 모르겠다”는 윤 후보측의 반응은, 다시 말하면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이나 일방적 일정 통보 등 이 대표가 문제삼고 있는 지점들이 ‘문제될 게 없는 사안들’이라는 의미다.
양측이 접점을 찾을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리더십 충돌 사태가 길어질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윤 후보가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가장 확실한 해법은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윤 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 이미 선임된 선대위 인사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반대한 이수정 교수 영입을 강행하는 등 선대위 구성에 있어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관철해 나가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문제에 대한 윤 후보의 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 실패를 인정하고 김병준 상임위원장 ‘원톱’ 체제로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공식적인 의사 표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은 여의도 중앙당사 총괄선대위원장 사무실을 비워두는 등 계속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인데, 오히려 이런 부분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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