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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단 5분 봤는데…북한 중학생 ‘징역 14년’

입력 2021-12-01 14:32업데이트 2021-12-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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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북한의 한 중학생이 영화 ‘아저씨’를 본 지 5분 만에 단속에 적발돼 징역 1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0일 데일리NK는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일 혜산시의 모 중학교 학생 A 군(14)이 영화 ‘아저씨’를 시청하다 체포됐다”면서 “이 학생은 영화 시청 5분 만에 단속됐는데, 14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제정된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남조선(한국)의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그림, 사진 등을 직접 보고 듣거나 보관한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에는 청소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따로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미성년자인 A 군에게 성인과 같은 수준의 처벌을 내렸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어리다고 봐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또 단 5분 시청만으로 중형이 선고됐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라는 사실을 인지한 북한 당국이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 군의 부모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법엔 ‘자녀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무책임하게 해 반동사상문화범죄가 발생하게 된 경우 10~2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연좌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단순한 벌금형이 아닌 추방을 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북한에서는 아이가 중형을 선고받으면 혈통이 문제라는 판단으로 부모까지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10대 남학생이 집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적발돼 부모가 함께 농촌 지역으로 추방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황해북도 승호리와 평산군, 평안북도 피현군 등 3곳에 정치범 수용소를 신설하고,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외국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과 그 가족까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로 체포해 가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북한에 들여와 판매한 주민은 총살되고, 이를 구매해 시청한 학생은 무기징역을, 함께 시청한 학생들은 5년 노동교화형 등의 중형을 받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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