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장동 특검 할 수 밖에”…尹 “과도한 조건 물귀신 작전은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8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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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8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수용 입장을 밝혔다. 대장동 의혹에 지지율이 발목잡혀 정체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방어 태세에서 벗어나 정면 돌파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특검을 받아야 선거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 李 “특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는 18일 공개된 뉴스1 인터뷰에서 “곧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느냐”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제 문제를 포함해 자꾸 의심하니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한 기소가 임박한 만큼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특검 도입을 먼저 요구하겠다는 것. 앞서 ‘검찰 수사 결과가 미진할 시’를 전제로 내걸며 ‘조건부 특검’을 언급해 왔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것.

이 후보가 이처럼 태세전환에 나선 배경은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 여권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을 제대로 털고 가지 않으면 대선 본선 과정에서 내내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며 “당 지도부에선 자칫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제대로 털고 가겟다는 후보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민주당도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야당과 특검법 협상을 시작하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비리 수사 무마 논란 등 윤 후보 관련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에 관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검의 화살을 윤 후보로 돌리겠다는 것.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윤 후보)이 잘못한 게 없으면 피할 이유가 없다”며 “결과물을 부정하게 취득했던 국민의힘 후보와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 野 “마침내 특검의 시간 다가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윤 후보는 이 후보의 특검 수용 소식에 “받으면 좋다”며 “어차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 D포럼 2021’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들에게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돌아갔기 때문에 국민적 의혹이 생겼다”라며 “국민 대다수가 특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특검을 받지 않고 선거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특검 수사 대상에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비리 수사 무마 의혹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쌍특검으로 가겠다면 가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과도하게 조건을 내세워 물귀신 작전을 하면 특검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특검도 수사대상을 집중해야 수사가 되는 데 몇 개씩 집어넣어 물타기를 한다면 특검이 아니라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하락에 장사 없다”며 “마침내 특검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이 후보가 속절없이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를 직면하고서야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또 어떤 꼼수가 뒤에 숨어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민주당은 지금 즉시 조건 없는 특검 협상에 응해야 하며, 여기서 더 어설픈 계책을 쓴다면 민심만 더 악화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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