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2개월 전 ‘1%’로 등장…4번 점프하며 ‘별의 순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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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5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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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2022년 3월9일 실시)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총장 시절 정권의 반대를 무릎쓰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하며 일약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후 무서운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다 입당 석달여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

현 정권의 검찰총장을 지낸 인사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은 한국 정치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네 차례 변곡점을 거쳤다. 시작은 지난해 1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신분임에도 처음으로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 때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같은달 14~16일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응답자의 1%는 윤 후보라고 답했다. 갤럽 조사는 보기를 제시하지 않는 ‘자유응답’ 방식이다.

최근 세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당시 4%)보다 낮은 미미한 지지율로 시작했다. 전체 순위로 보면 7위권에 해당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홍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홍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한달만에 4%p 껑충 뛰었다. 같은 업체의 지난해 2월 11~13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5%를 기록하며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같은 달 24~25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이재명 전 경기지사(현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윤 후보는 자신이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자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나를 대통령 후보군에서 제외해 달라”는 입장을 여론조사 업체와 언론사에 전달했다.

현직 검찰총장의 이 같은 입장에 3월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했지만 지지율 1~4%를 오가며 ‘윤석열’ 이름 석자는 빠지지 않았다.

반등은 같은해 6월 일어났다. 두 번째 의미있는 ‘두각’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6월 22~26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10.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전 총리와 이 전 지사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 보수야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이 조사에서 홍준표 경선 후보는 5.3%를 기록했었다.

정치권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계속되는 ‘윤석열 비판’ 등 윤 총장과 정부·여당의 갈등이 심화할수록 야권 지지층이 윤 총장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현직 검찰총장이 보수야권의 선두 주자로 치고 올라간 것에 대한 긴장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7~9월 별다른 지지율 변화가 없던 윤 후보에게 세 번째 의미있는 ‘두각’이 발견된 건 10월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자 여론이 반응했다. 당시 윤 후보는 ‘퇴임 후 국민을 위한 봉사’를 언급하며 처음으로 정치에 뜻이 있음을 드러냈다.

국감 직후 이뤄진 알앤써치(데일리안 의뢰, 2020년 10월 25~26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15.1%로 이낙연·이재명과 확실한 ‘3강’을 형성했다. 11월 초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의뢰, 2020년 11월 26~30일)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17.2%를 기록해 야당 후보군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 조사에서 공동 1위를 기록한 ‘이낙연·이재명’과의 격차는 4.3%p(포인트)에 불과했다.

한국갤럽 조사(2020년 11월 10~12일)에서는 8%p 급등(11% 기록)하며 갤럽 조사 첫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윤 후보의 ‘대세론’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한 시기다.

가상 양자대결 조사가 실시된 점을 통해서도 윤 후보의 대세론을 엿볼 수 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해 11월 15~16일 조사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낙연 42.3% 대 윤석열 42.5%’, ‘이재명 42.6% 대 윤석열 41.9%’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윤 후보는 여론조사에 등장한 지 1년만인 지난해 12월 마침내 전체 1위에 올라섰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020년 12월 21~24일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23.9%로, 나란히 18.2%를 기록한 이 전 총리와 이 전 지사를 따돌렸다.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직무정지’에 여론이 반응한 것이다.

새해 벽두 여론조사에서 30%를 넘긴 윤 후보의 네 번째 ‘두각’은 올해 3월, 그가 총장직을 던지면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지난 3월 4일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여론조사 업체마다 수치는 다르나 1위는 윤 후보였다. 리얼미터의 같은달 22~26일 조사(오마이뉴스 의뢰)에서 윤 후보는 전달 조사 대비 약 20%p 급등한 34.4%를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뉴스1 의뢰, 같은달 30~31일)에서도 26.2%를 기록해 전체 후보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총장에서 물러난 후 약 넉달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기간 대권 준비를 위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만났다. 그래도 지지율은 탄탄했다. 6월 리얼미터 조사(오마이뉴스 의뢰, 7~8일)에서는 35.1%의 지지율로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이 전 총리와 이 전 지사를 20%p 안팎의 차이로 따돌렸다.

윤 후보는 넉달 간의 잠행을 깨고 6월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러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입당 과정에서의 잡음이 지지율 상승에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 또 경선룰을 둘러싸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각종 실언 등으로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갤럽의 8월 3~5일 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전달 대비 6%p 떨어진 19%를 기록했다.

이같은 이유로 당 경선버스가 출발하고서는 홍준표 후보의 상승세로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줄곧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 전체 후보군 조사에서는 홍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확실한 지지층이 있다는 방증이었다.

특히 당원의 지지가 확실했다. 막판까지 누가 후보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것도 50%의 비율로 반영된 당원 투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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