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부서도 ‘언론법 폭주’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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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오른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오른쪽)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폭주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선 이상민 의원은 “언론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26일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도 의원 6명이 언론중재법 강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7일 언론중재법을 다룬 미디어특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연석회의를 열고 처리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與워크숍 “언론법 강행, 교각살우 아니냐”…
신중론 확산에 오늘 연석회의 의견 수렴
이용우 “숙의-설득 과정이 필요”, 이상민 “언론 책임 너무 가중시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폭주를 둘러싼 우려와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27일 연석회의를 열어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하기로 했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중재법에 대해 “언론·출판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프라이버시 등 인격권은 모두 소중한 가치이므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런데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현저하게 언론의 책임을 가중해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출신인 이 의원은 “일방 강행 처리를 할 것이 아니라 야당, 시민·언론단체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는 최선의 노력이 충분히 선행돼야 한다”며 “문제 된 부분을 수정·보완하는 방향으로 설득해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도 박용진, 조응천, 오기형, 이용우 의원 등이 처리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대선 주자인 박 의원은 “(언론중재법 처리가) 교각살우는 아닌지 같이 생각해 보자”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국정 운영을 독단적으로 한다는 독선 프레임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용우 의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충분한 숙의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크숍에서는 “민주주의 관련 입법인데 성격에 맞지 않게 논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지금이라도 숙의를 더 거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의원 5, 6명 정도가 입장을 밝혔는데 (법안) 내용이 옳더라도 소통하고 숙려하는 시간을 갖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1, 2개월 법안 처리가 늦어져도 문제없으니 굳이 서두르지 말고 외부의 우려에 대해 이해시킬 건 시키고 반영할 건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여당 의원은 “그동안 언론중재법 국면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기세에 눌렸던 중도·온건 성향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민주당은 27일 당 미디어특별위원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연석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처리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디어특위 부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언론중재법을) 30일에 바로 처리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좀 더 대화의 시간이 필요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권 일각에서는 “언론중재법 처리가 8월 국회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여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구상은 변하지 않아 아직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언론법 폭주#더불어민주당#언론의 자유#교각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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