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앞두고 靑 거리두기 나서나

뉴시스 입력 2021-07-03 05:24수정 2021-07-03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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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정세균, '김경율 섭외는 당청 차별화 시도' 지적
1989년 체제 출범 이후 靑·黨·대선 후보 거리두기 반복
더불어민주당이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경질을 요구한 데 이어 ‘조국 흑서’ 필진인 김경율 회계사를 대선 후보 면접관으로 섭외했다가 취소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대선을 앞둔 여당이 청와대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지난 1일 김 회계사를 대선 후보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고 발표했다. 경선기획단은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의 질문을 날카롭게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취지에서 김 회계사 등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 회계사는 진보 진영에 있다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여권의 내로남불을 혹독하게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인사다. 친조국 진영의 ‘조국 백서’를 반박하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 흑서)’ 저자로도 참여했다.

경선 주목도를 끌어올릴 묘수라는 평가에도 내로남불 등 현 정부의 실정이 부각될 여지가 커 강성 친문(親문재인)과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총리 등 친문계 대권 후보의 반발을 샀고 2시간 만에 김 회계사 섭외가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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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계 후보는 차별화 논란을 야기한 지도부에 날을 세우고 있다.

정 전 총리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회계사를 ‘허위사실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하고 완전히 반정부적인 입장을 취해온 사람’이라고 언급한 뒤 민주당 지도부 사과와 경선기획단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쓴소리를 듣겠다는 열린 자세가 아니라 당원의 자존심과 정체성에 흠집을 내고 스스로를 자해하는 일”이라며 “이대로 가면 현 정부와 차별화 전략으로 가려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 캠프는 2일 성명에서 “이런 사람이 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면접관으로 거론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스스로 정체성을 포기하고 한국 정치를 병들게 한 ‘차별화’, ‘청산론’의 관성을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반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서는 “김 회계사의 그간 언동이 정녕 ‘국민의 시각’이라고 여기느냐”고 질의했다.

이 지사는 전날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는 것이 당과 후보를 위해 훨씬 좋을 것’, ‘괜찮은 아이템’이라며 김 회계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의 현재 국정수행 평가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여당과 대선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지지율이 떨어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향은 1989년 헌정 체제 출범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어김없이 재현됐다.

노 전 대통령 말기 정동영 후보는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임기 후반 정면충돌했다.

송영길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천명했다. 내년 대선을 당 주도 하에 치르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송 대표와 백혜련 최고위원 등 여당 지도부는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경질을 계기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자 ‘김외숙 수석 책임론’을 이례적으로 제기했다. 민주당 지조부가 책임론을 공개 거론한 것을 처음이다.

이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최대 요인으로 부동산 폭등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청와대발(發) 부동산 악재가 당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거리두기라는 해석이 제시됐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당청 간 단합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거리두기를 경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14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첫 간담회에서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좀 틈이 벌어지기도 하고 당도 선거를 앞둔 경쟁 때문에 분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라며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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