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안해주면 죽겠다” 성추행자 문자를 사과로 본 軍경찰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6-23 18:10수정 2021-06-2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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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조사본부, 부실수사 확인에도 입건 ‘0’
서울 용산구 국방부. 2021.6.4/뉴스1 © News1
공군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이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의 가해자인 장모 중사가 피해자 이모 중사에게 보낸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사과의 의미로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직후 ‘용서를 안 해주면 죽어버리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협박이 아니라고 봤다는 것이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23일 이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20비행단 군사경찰이 당시 장 중사를 불구속 입건한 것에 대해 “수사관 판단은 두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을 사과로 인식했던 것 같다”며 “2차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안 됐고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20비행단 군사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사본부는 아직 군사경찰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았다. 군 검찰의 수사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국방부 검찰단이 20비행단 군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부실 수사와 관련해 군사경찰이 직무를 소홀히 한 부분이 일부 확인됐다”면서도 “이 부분으로 입건해 형사처벌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군 검찰 등으로 구성된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모두 13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이날 “국방부 감사관실이 이달 12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의 사건 은폐 정황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했지만 서 장관은 사건 은폐 정황에 대해 열흘 가까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은 이 중사가 사망한 뒤 국방부 조사본부에 성추행 사실을 누락해 채 보고했다.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을 적시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군사경찰단장(대령)과 부하 간부 2명 간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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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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