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경선연기 의총땐 파국”… 송영길 “내주초 내가 결단”

허동준 기자 입력 2021-06-19 03:00수정 2021-06-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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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이재명측 의총 요구에 내홍 격화
경선을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사진) 측과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 사진),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66명의 의원이 경선 논의를 위한 의총 소집을 요구하자 송영길 대표는 경선 일정 확정을 다음 주초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뉴스1
“이번 주 내로 경선 연기론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약속이 또다시 무산됐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거센 요구에 결국 당 지도부가 18일 “더 논의해 보겠다”며 물러선 것. 예정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과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간의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 이재명계 vs 非이재명계 격돌
경선 연기를 두고 이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공언했던 송 대표는 정작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전체 의석수(174석)의 30%가 넘는 66명의 의원이 경선 논의를 위한 의총 소집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재적 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의총을 열도록 되어 있다. 여권 관계자는 “그동안 경선 연기를 주장했던 의원들이 막판이 되자 결국 집단행동이라는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쪽에서는 양기대 의원이, 정 전 총리 쪽에서는 김교흥 의원이 앞장섰다.

의총소집요구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전달됐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각 후보 측 의견을 당 대표 및 지도부가 좀 더 수렴한 다음 의총 개최 여부 및 결론 도출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연히 대선기획단 관련 논의도 전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약속했던 결정 날짜를 넘긴 당 지도부는 이번 주말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경선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가 머뭇대는 사이 경선 연기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극한을 향해 치달았다. 이 지사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을 이끌고 있는 조정식 의원은 이날 “오랜 숙고 끝에 경선 일정을 당헌·당규로 못 박고 지켜온 것인데, 한번 시행도 안 해보고 흔들어대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국민적 공감도 받을 수 없다”며 “마치 실력행사 하듯이 연판장을 돌리고, 지도부를 압박하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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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를 돕고 있는 박성준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의총으로 넘어갔을 경우 이제 파국의 단계로 갈 수 있는 아주 큰 쟁점”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경선 연기 진영에서는 정 전 총리가 직접 나섰다. 정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하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당 지도부나 의원들은 고민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 캠프 대변인인 조승래 의원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경선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자는 의총 소집 요구가 제기됐는데 (의총) 논의를 거쳐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될 일”이라며 “논의를 막으면 당헌·당규 위배이고 ‘탐욕’ ‘이기심’ 같은 막말로 몰아세우면 비민주적 자세”라고 비판했다.

○ 宋 “대표가 결정할 일, 다음 주초에는 결정”
당내에서는 양측의 극한 대결을 사실상 방관하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민감한 경선 일정 문제를 무조건 뒤로 미뤄두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며 “설령 결론이 나더라도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송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경선 결정 시점에 대해 “다음 주초”라고 했다. 송 대표는 주말 동안 각 후보를 직접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송 대표는 경선 연기 여부를 두고 “이건 의총 사안도, 당무위원회 사안도 아니다. 제가 결단을 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때부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룰을 고치지 않겠다’고 했고, 원칙을 변경하려면 모든 후보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물론 박용진 의원 등도 경선 연기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예정대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편 송 대표는 부동산 전수 조사 결과 의혹에 휩싸인 의원 12명 중 비례대표인 윤미향, 양이원영 의원에 대해 “다음 주 정도에 제명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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