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미국산 앵무새’ 文 비난에 靑 “유감…대화 의지 보여주길”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30일 1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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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30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산 앵무새” 등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가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유감이다”라면서 “북한도 대화에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어떤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하기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이날 올해 들어 세 번째 담화를 발표하고 문 대통령의 공개 행사 발언을 직접 인용하고, 문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라고 언급하며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초보적인 논리도, 체면도 상실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어제(25일)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를 인용해 “최근에 진행된 우리의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두고 이렇게 력설(역설)했다”라며 “당당한 우리의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조치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때에 어려움을 주고 장애를 조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23일 문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현황을 보고 받은 후 모두발언에서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에 (국방과학연구소가) 창설되어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충분한 사거리와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한 내용 등을 인용했다.

김 부부장은 “며칠 전의 기념사와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순된 연설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 위반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함께 전하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 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김 부부장이 “자가당착” “자승자박” “틈틈이 세상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좀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 등 비하와 조롱이 가득한 표현으로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러한 비난은 남북미 간 대화를 위한 노력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김 부부장을 비롯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 담화가 연이어 발표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1일 비공개 순항미사일 발사와 25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대외 무력시위에 대한 명분을 쌓는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마무리 단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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