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넥타이’ 안철수 등장에…국민의힘 기립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17시 19분


코멘트

국민의힘은 24일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를 입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빨간 넥타이를 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당 행사에 잇따라 등장시키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 안 대표와 금 전 의원도 적극적으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손을 맞잡으며 각 진영의 ‘화학적 결합’을 강조했다.

● 안철수는 ‘빨간 넥타이’, 금태섭은 ‘당 점퍼’

이날 오전 야권 단일후보 선출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선 환호화 박수가 터졌다. 의총 시작 전 열린 당 선거대책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안 대표가 의총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평소 쓰지 않던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안 대표는 평소 넥타이를 매지 않거나 푸른색, 녹색 넥타이를 사용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오 후보의 이름을 다섯 차례나 호명하면서 “오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할 것을 의원 여러분 앞에서 약속드린다. 여러분께 드리는 약속이고, 서울시민들께 드리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함께 정권 교체를 이루고 한국 정치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립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와 포옹을 한 뒤 손을 맞잡으면서 단일화 경선 이후 하루만에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안 후보가 전날 승복 기자회견에 오 후보의 동행을 거절하자 일각에서 “안 대표가 경선 패배 후 소극적 지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을 불식시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앞서 안 대표와 범야권 단일화 경선을 치렀던 금 전 의원도 오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 참여했다. 금 전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을 비롯한 합리적 유권자 여러분께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금 전 의원에게 빨간 점퍼를 입혀주면서 “백만대군을 얻은 것 같은 귀한 원군을 얻은 날”이라고 환영했다.

오 후보는 이날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면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우세 흐름을 이어가는데 주력했다. 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많은 실정과 무능을 거듭했다”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의 아바타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반통합·분열의 독재자의 면모를 박 후보가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재인 정부) 장관직을 수행했던 박 후보가 문 대통령의 잘못된 행태에 단 한 번이라도 비판하거나 건의한 적 있느냐”고도 했다. 오 후보는 전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겨냥해 “박 후보의 당선은 ‘박원순 시즌2’”라고 했고, 박 후보의 1인당 10만원 재난위로금 지급 공약에 대해서는 ‘돈퓰리즘(돈+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 박영선 “BBK와 吳 내곡동 땅 굉장히 흡사”
박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정조준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원조격”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이어 “내곡동 의혹에 대해 오 후보는 지금까지 세 번 말을 바꾸며 상황을 피해가고 있다”며 “1995년에도 박찬종 후보가 20% 이상 앞서고 있다가 거짓말이 들통 나면서 조순 후보가 승리했다”고 했다. 특히 오 후보를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연결지으며 “MB가 BBK의 진실을 호도하고 거짓으로 일관했던 것과 내곡동 땅 모습이 굉장히 흡사하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가 2019년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가 참여한 보수집회에서 연설한 것을 두고 ‘극우 정치인’ 프레임을 앞세워 박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광화문 태극기집회에서 그가 행한 연설이 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민 여러분도 한번 볼 것을 권유한다”고 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