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략핵잠 개발 첫 공식화… 한미 타격 ‘게임체인저’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0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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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 선제 및 보복타격”을 거론하면서 핵무기 장착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개발을 처음 공식화했다. 2018년 시작된 비핵화 협상 3년 만에 오히려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직접 타격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들의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을 “주적”이라고 밝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대회 나흘째인 8일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핵추진잠수함은 미국 해안까지 은밀히 침투해 주요 도시에 핵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수 있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다 위협적으로 평가된다.

한미 당국은 김 위원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한미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활공무기 개발을 처음 언급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형탄도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탄두 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활공무기는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한 뒤 변칙 낙하해 한국과 미국이 운용중인 방공망으론 요격이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또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을 겨냥한 핵공격 위협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바이든 행정부에 내놓은 첫 메시지는 강경했다. 그는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한 뒤 “대외 정치활동을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북남(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2018년) 판문점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남조선(한국) 당국은 방역·인도주의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를 꺼내들고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조한 보건방역 협력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 청와대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내부 결속용 메시지로 보인다“며 진화에 나섰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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