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동반퇴진 丁총리 건의에…文대통령 “고민이 많다”

황형준 기자 , 박효목 기자 , 최우열 기자 입력 2020-12-01 03:00수정 2020-12-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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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 文대통령에 추미애-윤석열 퇴진 거론
文 “집단이익 아닌 선공후사 필요”
수보회의선 윤석열-검찰 향해 경고
여권 “윤석열에 먼저 자진사퇴 메시지”
文대통령 “개혁과 혁신”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은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공직자들은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와 관련해 윤 총장과 검찰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문 대통령을 만나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 필요성을 거론한 상황에서 일단 윤 총장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의 직무배제에 반발하고 있는 윤 총장과 검사들을 겨냥해 ‘낡은 것’과의 결별을 촉구하며 검찰개혁 의지를 강조한 것.

이에 앞서 정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이날 오찬 주례회동에서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자초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추 장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정 운영 부담’을 강조하며 추 장관 거취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도 고민이 많다”면서도 두 사람의 거취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후 수보회의에서 사실상 검찰을 겨냥해 ‘선공후사’ 정신을 거론하며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여권 관계자는 “징계위원회 이후에도 ‘추-윤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면 국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추 장관 거취를 열어 두면서 우선 윤 총장에게 자진 사퇴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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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검찰을 향해 스스로 정권 앞에 굴복하고 백기 투항하라는 종용”이라고 비판했다.

文대통령 “진통 있어도 낡은 것과 결별”… 野 “檢에 굴복 종용”▼


국민의힘, 靑에 질의서 전달 제지당해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과 강민국 의원 등이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면담과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질의서 전달을 위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엿새 만에 첫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공직사회 변화를 주문하면서 ‘집단의 이익’ ‘과거의 관행’ 등을 질타한 것은 사실상 검찰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까지 추 장관에게 직무정지 철회를 요청한 당일 문 대통령이 일단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추 장관과 윤 총장 동반 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나온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윤 총장의 거취를 비롯해 이번 사태에 대한 결심을 굳혀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文, ‘선공후사’ 언급하며 윤 총장과 검찰 비판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라며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콕 집어 언급하며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검찰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검사들의 반발을 ‘집단의 이익 추구’로 비판하며 검찰개혁 과정에서 이겨내야 할 ‘진통’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야당의 공세에도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에 침묵하던 문 대통령이 검찰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여권 내부에서도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오찬 주례회동에서 검사들의 반발을 언급하며 “윤 총장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자초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이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해 추 장관도 향후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 징계위 앞두고 추-윤 사퇴론 꺼낸 정세균

정 총리가 동반 사퇴론을 꺼낸 것은 직무배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윤 총장에게 우선적으로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에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총장이 징계를 받아 해임되더라도 이후 법적 대응이 예상되는 만큼 국정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이 법무부 징계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진 사퇴를 하겠느냐”며 “추 장관과 동반 사퇴를 하게 해서라도 윤 총장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선공후사’ 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사실상 윤 총장의 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의 거취는 윤 총장의 자진 사퇴 여부, 징계위 결과 등 다양한 변수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결국 검찰을 향해 스스로 정권 앞에 굴복하고 백기 투항하라는 종용이었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하라’는 요구조차 무색해져 버린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앞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나흘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청와대 내방객 출입문인 연풍문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청와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난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초선 의원들이 지난주 전달한 질의 문건은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불통령(不通領)’의 ‘선택적 침묵’에 국민과 함께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우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윤석열 직무배제#추미애#동반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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