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 신형무기, 외형만 새것으로 교체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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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주한美사령관 간담회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그는 “(전작권 전환까지) 2년 남았다고 추측을 제기하는데 이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령부 제공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그는 “(전작권 전환까지) 2년 남았다고 추측을 제기하는데 이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령부 제공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은 2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내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돼야만 가능하며 현재로선 전환 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시기상조(premature)’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2015년에 합의한 3대 전환 조건(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북핵 미사일 대응능력·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의 완비 여부를 철저히 따져보지 않고서 ‘특정 시한’을 정해 전작권 전환을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 이어 미국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시 SCM에서 우리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미래연합사령부(전작권 전환 후 한국군이 주도)의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내년 상반기 연합훈련에서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미 측은 대규모 병력 동원이 힘들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이날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끊임없이 (전환 조건을)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면서 전환 조건들이 완벽히 충족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조건이 충족됐느냐’는 질의에는 “그건 매우 자세하고 엄격하면서 명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에 대한 최종 결정은 다른 조건들이 다 갖춰졌을 때 내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한반도와 주변 안보 상황을 최대한 주시하면서 전작권 전환이 연합 방위태세에 한 치의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군 관계자는 “현지 사령관의 의견을 존중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면 전작권 전환은 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달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차 등 신형 무기들이 실제가 아니라 ‘형상만 변형시킨(visually modified)’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열병식에 등장한 일부 신형 무기는) 성능 면에서 조금 의심이 간다. 우리가 직접 조사해 볼 수 없으니 신형 탱크라는 것이 진짜인지 구형 탱크를 성능을 개량하지 않고서 새것처럼 보이도록 외형만 바꾼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들은 테스트를 거쳐 사거리와 정확도가 향상된 것”이라며 “일부 기종은 아직 작전 운용(operational)이 되고 있지 않지만 곧 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향후 ‘유엔군사령부가 전투사령부로 바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그는 “그동안 100차례나 같은 대답을 한 바 있다. 유엔사는 전투사령부가 아니며 그와 관련된 어떤 비밀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유엔사는 정전협정 유지와 적대행위 방지, 한반도 위기 시 작전 지원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이 추진 중인 ‘유엔사 재활성화’ 작업이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사를 견제하기 위해 ‘독립 전투사령부’로 만드는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국방부 공동취재단
#북한#열병식#신형무기#에이브럼스#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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