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깎자는 野, 못 깎는다는 與…정무위 예산 심사 파행

윤관석(가운데) 국회 정무위원장, 김병욱(왼쪽) 더불어민주당 간사,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 2020.10.12/뉴스1 © News1

국회 정무위원회 소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정무위 전체회의가 취소됐다.

여야는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를 오후로 미루고 예산 삭감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결국 오후에 열릴 예정인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을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전체회의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구체성·시급성이 떨어지는 예산에 대해 삭감의견과 대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했다”며 “파행의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뉴딜펀드 예산이 쟁점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뉴딜펀드 사업 예산에 대해 국민의힘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혁신모험펀드의 투자여력이 5조원 이상 남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뉴딜펀드 조성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삭감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1원도 삭감할 수 없다며 버텼다”며 “여당 의원 일부는 삭감에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여당 지도부의 지침이 내려온 이후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홍보비, 집합교육, 대규모 행사예산 등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법적 근거가 부족한 사업 예산 등의 삭감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정부안 원안 유지를 관철하기 위해 (삭감을 요구한 예산액 만큼) 증액을 요구하는 등 국회의 예산심의 기능을 무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 예산심의는 여야 정쟁의 소재가 아니다. 나라 살림 거덜 내는 예산이 아니라, 나라 살림을 지켜내는 예산이 돼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하나도 삭감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심사에 참여하면 어떻게 예산심의를 할 수 있는가. 민주당은 입법부인가 정부의 하부기관인가”라고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저렇게 나오는데 민주당 단독으로 회의를 열 수도 없어 오늘 전체회의는 취소됐다”며 “정부 예산안 심사가 한시가 급한데 야당이 저렇게 나오니 답답한 상황이다. 다음 회의 일자도 아직 안 잡혔다”고 말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원안 내에서 증액만 찬성하고 감액은 반대하고 있다. 뉴딜펀드 사업 예산은 손도 못대게 하니 얼굴을 맞대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민주당은 (상임위 예산심사를 건너뛰고) 예결위에서 심사할 속셈인데 우리가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했다.

한편 전날(10일)에는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여성가족부 소관 내년도 예산 심사를 거부해 여가위 전체회의가 파행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