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면담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0.16/뉴스1
방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5일(현지 시간)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연계돼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평화프로세스의 출발점으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서 실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종선선언에 대해 미국 측과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은 협상 테이블 위에 항상 올라와 있던 문제로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혹은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라며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따로 놀 수 없는 것라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종전선언을 놓고 폼페이오 장관과 특별히 깊이있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 실장은 남북관계를 독자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남북관계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미국 및 주변국들과 서로 함께 의논하고 협의해서 진행해야 할 문제”라며 “그렇게(한미 동맹과 상관없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하기 앞서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오른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10.16미국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워싱턴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한미 관계는 대선에 관계없이, 정권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돼야 하는 문제”라며 “특별히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서 실장은 13일 워싱턴에 도착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데 이어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30분 간 회담했다. 그는 “한미동맹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확인한 성과가 있다”며 “북한의 열병식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냐에 대해서도 분석과 토론을 했다”고 했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계속 논의해 나가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또 상호 수용 가능한 선에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 실장이 커지는 한미 동맹의 균열을 막기 위해 워싱턴으로 급파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4일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한미안보협의회의(SCM)은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양 측 이견이 적나라하게 표출됐다. 그러나 서 실장은 “공교롭게도 일정이 지금 정해져서 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13일 워싱턴에 도착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및 싱크탱크 인사들과도 만났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서 실장이 짧은 시간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새로운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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