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봉준호, 美타임지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文대통령 소개글도 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3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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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봉준호 영화감독이 23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하는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인물이 대거 선정된 가운데 각국 방역 수장 중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과 함께 정 청장이 이름을 올린 것.

타임지는 이날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리더 분야에 정 청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2명을 선정했다. 타임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정 청장에 대한 소개글도 함께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 글에서 “한국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그는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섰다”며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을 가지고 방역의 최전방에서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여 K-방역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이어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의사 리외는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 말했다”며 “정 청장의 성실성이야말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와 맞서는 수많은 ‘정은경’들에게,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연 인류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얘기”라고 썼다.

문 대통령의 소개글은 타임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선정된 100인 소개 글 가운데 현직 대통령의 글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 청장 선정과 관련해 “K방역이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정된 100인에는 정 청장과 파누치 소장 등과 함께 보니 카스티요 미국간호사연합 위원장, 미국 응급 간호사 에이미 오설리반, 코로나19 관련 초기 대응을 두고 논란을 일으킨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등 코로나19 관련 인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뉴스1 DB© News1
봉준호 감독/뉴스1 DB© News1
하지만 청와대가 이날 타임지 공식 발표 전 정 청장의 100인 선정 소식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정 청장이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날 선정된 100인에는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도 아티스트 분야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K-방역 성과를 강조하려다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발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봉 감독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직후 청와대로 초청해 기생충 영화에 등장하는 라면요리인 ‘짜파구리’를 함께 한 바 있다. 봉 감독에 대한 소개 글은 그의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했던 배우 틸다 스윈튼이 썼다. 그는 봉 감독에 대해 “새로운 태양과 같은 열정적인 영화계의 선구자로 떠오른 영화제작자”라고 소개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틀 전 타임지에 확인한 결과 정 청장이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최종 답변을 받았고, 타임지가 100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청와대 측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봉 감독이 포함된 것은 타임지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봉 감독이 선정된 것은 매우 기쁜 소식이며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한편 방탄소년단(BTS)은 아티스트 부분에서 선정된 팝스타 할시(Halsey)를 소개하는 글을 적었다. 할시는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WithLuv)’ 피처링 보컬로 참여하는 등 BTS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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