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파로 불리는 데 대해 “자주파 동맹파는 20세기적 프레임”
“정권 후반기로 가면 동력이 약해지니 외교력 강화에 일조하겠다”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한미 워킹그룹 개선 방안은 논의 안 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정부내 ‘자주파’로 불리는 최종건 신임 외교부 1차관이 31일 외교부 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한미 관계를 논의했다. 한미 간 대북 제재 협의 기구인 ‘워킹그룹’ 개선 방안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은 이날 해리스 대사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자주파’로 평가되는 데 대해 “자주는 비이성적이고 동맹은 현실적이라는 프레임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차관은 ‘워킹그룹 개선 방안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며 “청와대 (평화외교기획비서관으로) 있었을 때 이미 미국 측과 많이 교감했기 때문에 반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최 차관을 만난 뒤 트위터에 “훌륭한 만남이었다. 한미동맹과 관련된 모든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썼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당초 30분 간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넘겨 약 50분간 대화했다. 이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는 19일 (워킹그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는 예정된 접견 시간의 절반인 약 25분 만에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최 차관은 이날 취임 뒤 첫 기자 간담회에서 여권에서 해체 주장까지 나온 워킹그룹에 대해 “(주무 부서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간 협력이 상당히 잘 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 저촉 여부 판단이 필요한) 남북 현안이 발생한 뒤 워킹그룹의 대응이 상당히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를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한미가 같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자주파’로 불리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주파 동맹파는 20세기적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수 시절 썼던 칼럼, 논문이 그렇게(자주파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외교적 현실에 와보니 밖에서 (내가) 담론으로 나눈 것과는 다르게 어느 상황에서도 극단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그런 부분(교수 시절 썼던 논문 등 때문에 자주파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의 세계에 와보니 그런(자주파라는) 평가는 정확하지 않다”면서도 “자주는 비이성적이고 동맹은 현실적이라는 프레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항상 협의와 협상에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협의도 “조만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강경화 장관의 지도 하에 (외교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외교부를 만드는 문제가) 잘 이뤄지기는 했지만 정권 후반기로 가면 동력이 약해지니 그 부분에서 장관과 외교부에 일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세 차관’으로서 면모를 보인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