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집필진 “‘조국백서’ 3억 후원금 모금 대체 왜 필요?”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8월 27일 16시 37분


이른바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집필진들이 책을 만드는데 비용이 얼마 들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조국백서’ 추진위가 모금한 3억원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국흑서 필진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이 책(조국흑서) 만드는 데 비용 달랑 500만 원 들었다. 대담료 각각 100만 원씩. 대담 후에 식사대는 필자들이 돌아가면서 냈고”라며 “책 한 권 쓰는데 뭔 돈이 그렇게 많이 들어 ‘조국백서’ 팀은 3억의 돈이 대체 어디에 쓰였는지”라고 적었다.

그러자 ‘조국백서’ 필진에 참여한 최민희 전 의원은 다음날(26일) 페이스북에 ‘조국백서는 투명하게 후원금을 관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설명글을 올렸다.

그는 “백서추진위는 ‘사전구매’ 형식으로 후원금을 받았다”며 “사전펀딩 형식이었고, 그래서 책을 서점에 풀기 전에 후원자 7100명에게 8400권을 가장 먼저 배송했다. 주소·연락처 등이 미비한 분은 250명 정도다. 이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서 출간 이후 소송 대비 등 목적으로 책값보다 조금 넉넉한 후원을 요청했고 이를 사전에 알렸으며 이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참여해주셨다”며 “추후 백서추진위 사업을 마치고 남은 후원금과 수익금은 공익단체 기부 등 투명하게 집행할 것을 이미 약속했고 지킬 것이다”고 했다.

이런 해명에 진 교수는 다시 27일 페이스북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출간됐다는 것은 ‘책을 만드는 데에 굳이 3억이라는 큰 돈은 필요 없다’는 사실의 완벽한 증명이다”고 받아쳤다.

그는 ‘조국 흑서’ 저자들이 외려 출판사로부터 100만원의 대담료를 받았고, 필자 1인당 책 정가의 2%를 수고비로 받는다는 점을 밝히며 “7번 가량 모여서 반 나절 가량 대담을 하고, 녹취록을 다듬어 원고로 만드는 품값이라고 할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기에 펀딩이 왜 필요한가? 출판사를 못 찾아서 그랬다구?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별로 많이 팔릴 것 같지 않았던 우리 책도 여기저기서 자기들이 꼭 내고 싶었다고 하더라”며 “극성스런 대깨문들 덕분에 나오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 확실한 책의 출판을 마다할 출판사는 없다”고 짚었다.

또 “변호사비 1억도 그렇다. 소송을 우려하는 것은 비판을 하는 쪽이지, 비판을 당하는 쪽이 아니다”라며 “비판 받은 쪽에서 해명과 변명을 하는데 대체 소송 걸릴 일이 뭐가 있나? 게다가 소송이 걸리면 그 책임은 글쓴이가 져야지, 왜 그 책임의 비용을 독자가 부담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백 번을 양보해 설사 나중에 소송이 걸린다 하더라도, 그건 그때 가서 펀딩을 하면 될 일이다. 미리부터 1억이라는 거금을 받아둘 이유는 못 된다. 근데 책 내고 나서 누가 소송을 걸던가?”라고 거듭 물었다.

그러면서 “거액을 펀딩해 책을 만드는 형식은 그 목적이 ‘백서의 출간’ 자체가 아니라 ‘수익사업’에 있을 때 취하는 방식이다. 책 출간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그런 비효율적인 형식을 취할 필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추가로 “아, 그리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는데, 원래 ‘투명하다’는 것은 ‘밖에서 들여다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라고 꼬집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블로그에 “대담료 (500만원) 말고도 출판사는 돈을 더 썼다. 대담을 할 장소(커피숍 세미나실)을 빌리는 데 돈이 들었고 (회차당 10만원?), 매번 음료수를 사셨는데, 그것도 다 합치면 20만원은 될 것이다”라고 밝히며 “한 가지 확실한 건, 조국백서가 걷은 3억원이면 우리 책 10권은 만든다는 것. 이제 판매량에서 얼추 비슷해졌으니, 좀 당당하게 물어보자”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국백서 제작진님, 님들이 걷은 3억원 어디다 쓰셨어요? 우린 그 10분의 1로 만들었는데”라고 물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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