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등 심사, 나흘만에 뚝딱?

최고야 기자 입력 2020-06-29 03:00수정 2020-06-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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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조 슈퍼추경 졸속처리 우려… 원구성 다툼에 심사 착수도 못해
국회예산처 “보완 필요성 커” 지적… 주호영 “정부 설명 들은 적도 없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지면서 35조3000억 원 규모의 ‘슈퍼 추경’에 대한 국회 심사는 어느 때보다 졸속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기 전인 다음 달 3일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마지노선을 못 박았지만, 원 구성 협상 파행으로 여야의 추경 심사 진행 수준은 ‘제로’다. 역대 최대 추경의 ‘날림 공사’가 불 보듯 뻔한 상황. 국회의 ‘협치’ 실종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한국판 뉴딜 사업 등 주요 국가적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을 강행하고 30일부터 종합 정책질의를 시작해 본격적인 추경 심사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계산대로 6월 임시국회 회기(7월 4일) 내인 다음 달 3일 추경 처리를 끝낸다면 국회에 주어진 심사 시간은 나흘 정도. 앞서 1, 2차 추경은 국회에 넘어온 이후 각각 12, 14일 만에 통과됐다. 여야가 순수하게 추경을 심사한 기간은 각각 7일, 3일에 불과해 당시에도 졸속 심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1, 2차 추경 규모가 각각 11조7000억 원, 12조2000억 원으로 3차 추경보다 규모가 작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추경 심사는 어느 때보다 부실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예산정책처도 추경 분석 보고서에서 “단기 일자리 사업이 과도하고, 한국판 뉴딜 사업은 목적이 모호하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야는 추경 심사는 뒤로한 채 이날도 서로를 향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으르렁거리기만 했다. 28일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제1야당 원내대표인 저는 오늘까지 행정부로부터 3차 추경에 대해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현안이 생기면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하고, 언제든지 저를 만나겠다던 대통령의 구두 약속은 부도어음이 됐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주 원내대표가 설명을 피해 다닌 건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사찰로 잠적했던 주 원내대표를 경제부총리가 찾으러 다닐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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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추경 심사’를 앞세운 민주당의 원 구성 압박에 통합당도 “추경 발목 잡기”라는 비판에는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가 “35조 원 규모 예산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구성 안 된 국회에서 닷새 만에 통과되는 것은 안 된다”며 ‘선(先) 원 구성, 후(後) 추경 심사’ 기조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통합당은 정상적으로 원 구성이 이뤄진다면 일자리 예산 등을 꼼꼼히 손보겠다는 기조다. 통합당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8조9000억 원이 편성된 고용안전망 강화 사업은 5, 6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는 각 부처 등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요원, 모니터링·조사요원, 각종 보조인력 등 데이터 수집과 입력, 전수조사를 담당하는 월 급여 130만∼200만 원 상당의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또 통합당 김예지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연·전시, 숙박 등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데 편성된 문화체육관광부 예산(716억 원)은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정부 지침과 상충되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21대 국회#슈퍼 추경#원구성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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