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북한…특사 파견 요청도 비난하며 일방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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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7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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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2.10 © News1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2.10 © News1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튿날인 17일 북한은 남측의 대북 특사 파견 요청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서푼짜리 광대극’이라고 비아냥댔다.

추가적인 대남 군사 행동까지 예고한 가운데 북한은 남북 정상의 신뢰까지 깨면서 지난 2년의 남북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대북 특사 파견을 제안한 사실을 보도했다.

남측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할 것이라며 가장 빠른 일자로 방문하겠다고 북측에 ‘간청’했으며 이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라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5일이면 김 제1부부장이 ‘다음 단계 행동’으로 대남 군사 행동을 예고한 담화를 발표한 지 이틀 후이자 북한이 실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바로 전날이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는 북측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려고 장비를 옮기는 등의 관련 동향을 감지하고 15일 다급하게 특사 파견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지난 2018년 3월과 9월 대북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정상회담을 준비한 이력이 있는 인물들이다.

북측이 특사 파견 제안을 거절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이를 거부하고 연락사무소 폭파를 강행한 데 이어 이를 일방적으로 대외에 공개한 것은 남북관계 단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북 특사 요청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양국 간 신뢰에도 크게 훼손되는 일로 여겨진다. 이는 적어도 현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남북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최근 문 대통령을 겨냥한 북측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 대남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이 정부의 대북 특사까지 거절하면서 남북관계는 당분간 ‘파국’ 수준의 국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감시초소(GP) 군 배치, 서해상 군사훈련 재개 등 예고했던 대남 군사 행동들을 실제로 이행하면서 남북 긴장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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