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상임위장 선출 15일로 연기”… 여야 “추가 협상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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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예결-국토위 등 핵심 7곳 주겠다”
통합 “법사위원장직 반드시 지킬것”
일각선 “출구전략 찾아야” 타협론
박병석 의장, 사흘간 추가협상 촉구에 일부 친문 “의사봉 쥐니 손오공” 비난

박병석 의장 항의 방문한 통합당 초선들 1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미래통합당 초선의원들이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상정하지 않고, 여야의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박 의장은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박병석 의장 항의 방문한 통합당 초선들 1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미래통합당 초선의원들이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상정하지 않고, 여야의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박 의장은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이 15일로 다시 미뤄졌다. 176석의 의석수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16대 국회 이후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가져오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여야의 협상은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2일 본회의에서 “오늘 원 구성을 마무리 짓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여야 합의를 재차 촉구했다.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여야는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책임을 넘기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통합당 김 원내수석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연일 여야 협치를 말씀하시고 계시는데 대통령의 말이 통하지 않는 레임덕이 왔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국민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중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은 “통합당은 20대 국회 내내 법사위 권한을 악용해 수많은 민생 개혁 법안을 좌초시켰다”며 “법사위를 가지겠다는 건 낯부끄러운 주장”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 원 구성 협상은 물꼬가 트일 기미가 보였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대신 통합당이 예결특위원장, 국토교통위원장, 정무위원장 등 핵심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합의안에 김태년 민주당,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어느 정도 견해차를 좁혔기 때문.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이에 대해 “법사위원장직을 지켜야 한다”며 반발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박 의장은 여야에 사흘간의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이후 박 의장의 페이스북엔 “180석이 시간 끌라고 준 의석 같으냐” “선비 놀음 하지 마라” 등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다. “의사봉 쥐고 보니 손오공이라도 된 줄 아느냐” 등 인신공격성 글도 등장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박 의장이 제시한 ‘3일 추가 협상’을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로 규정하고 15일 본회의도 불참하기로 했다. 주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을 선언했기 때문에 주말 사이에 (민주당과) 접촉하거나 만날 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지고 책임 정치 하겠다는데 해보라”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 프레임을 부각시켰다. 다만 통합당 내부에선 법사위를 내주되 예결특위 국토위 정무위 등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와 함께 교육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의 위원장직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15일에는 더 이상 원 구성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역시 “법대로”를 명분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질 수도 있지만 ‘알짜 상임위’를 포함해 7개 상임위원장직을 양보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분위기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박성진 기자
#21대 국회#원 구성#박병석 국회의장#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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