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대북전단 방치하면 군사합의 파기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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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4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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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뉴시스
사진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지적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거론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그간 자신의 명의로 대남·대미 담화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김 부부장이 개인 명의로 담화를 낸 건 올해만 세 번째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은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시 월곶면 인근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이에 대해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그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북남 합의를 진정으로 귀중히 여기고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에게 객쩍은 ‘호응’ 나발을 불어대기 전에 제 집안 오물들부터 똑바로 청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에 앞서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애초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해두지만 또 무슨 변명이나 늘어놓으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 당국이 혹독하게 치를 것”이라며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터이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거친 표현으로 탈북민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탈북자’라는 것들이 뭘 하던 것들인지나 세상은 아는지 모르겠다”며 “글자나 겨우 뜯어볼까 말까 하는 그 바보들이 개념 없이 ‘핵 문제’를 논하자고 접어드니 서당 개가 풍월을 짖었다는 격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태묻은 조국을 배반한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 추물들이 사람 흉내를 내보자고 기껏 해본다는 짓이 저런 짓이니 구린내 나는 입 건사를 못하고 짖어대는 것들을 두고 똥개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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